한·일 인구 소멸 직전… 마지막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오늘(6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아트홀.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이 연 '2026 제2차 인구2.1세미나'의 제목은 길었다. '소멸하는 한·일 양국의 마지막 생존 전략: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로드맵을 찾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한 질문은 훨씬 짧았다. 일본은 왜 그렇게 오래 준비하고도 막지 못했나. 한국은 그 실패를 얼마나 알고 있나.
스크린에 오른 발표 및 토론자료의 숫자는 정말 차가웠다. 한국의 2025년 잠정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2년 연속 반등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유일한 0명대다. 일본은 2025년 출생아 수가 67만1236명, 합계출산율 1.14명으로 더 내려앉았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5년 29.4%로, 사실상 30% 문턱에 닿았다. 두 나라 모두 '아이가 줄었다'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끝나지 않는 곳에 와 있었다.
심포지엄 종합토론을 마치고 플로어에서 제기한 말이 오래 남았다.
"정부가 돈은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미래 인구를 짊어질 그들의 인식과 삶의 방식은 바뀌었나요? 이에 대한 진정한 대응이 중요하다."
이 질문이자 답변이 이날 세미나의 핵심에 가까웠다. 일본은 아동수당을 늘리고 보육 시설을 확충했다. 육아휴직 제도도 손봤다. 그래도 청년의 일자리, 집값, 장시간 노동, 성별 역할 부담은 충분히 달라지지 않았다. 출산율은 정책 홍보 문구가 아니라 매일의 생활 조건에 반응한다. 일본의 실패학이 한국에 묻는 첫 질문은 그래서 예산 규모가 아니라 생활의 변화였다.
일본 실패학에서 배우는 교훈: '경로의존성'의 덫
이날 기조발제자로 나선 미무라 아키오 일본제철 명예회장은 일본 경제계의 원로다. 한미연 공지에는 그가 일본의 인구 전문 민간 기구인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 의장으로 소개됐다. 일본 쪽 공식 자료를 확인해 보니 더 정확히는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 공동대표이자 의장이다. 구성원 명단에는 미무라 아키오, 마스다 히로야, 고바야시 미아이, 요시노 도모코 등 경제계·지자체·노동계·청년 세대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미무라의 메시지는 단순한 출산 장려가 아니었다. 그가 이끌었던 인구전략회의는 2024년 '인구비전 2100'을 내놓으며 2100년 일본 인구를 8000만 명 규모에서 안정시키자는 목표를 제안했다. 중요한 대목은 두 갈래 전략이다. 하나는 청년 세대의 소득을 높이고 맞벌이·공동육아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인구 감소 속도를 늦추는 전략이다. 다른 하나는 더 작은 인구 규모에서도 사람에 투자하고 다양성을 키워 성장력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이 말은 한국에도 불편하다. 우리는 출산율이 조금 오르면 '반등'이라는 단어에 기대고, 조금 떨어지면 '비상'이라는 단어에 매달린다. 그러나 일본의 경험은 숫자를 따라다니는 정책만으로는 늦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돈은 필요하다. 하지만 청년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가 불안정한 일자리와 주거비라면, 현금 지원만으로는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 육아휴직이 있어도 직장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면, 제도는 종이에 머문다. 이것이 경로 의존성이다. 이미 굳어진 일터와 가족 문화, 수도권 집중 구조가 정책을 자기 틀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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