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청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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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충남 옥천군 청산면 백운경로당. 도시 청년 4명이 들러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동 차량 지원, 반찬 배달, 농사일 돕기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자 어르신들은 "청년들이 시골에 어떻게 왔대. 마을 아이들 공부도 가르친다던데,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며 환대의 박수로 맞아주었다. 백운리 주민 수는 280명 내외로, 평균 연령 60세 이상이 70%에 달하는 전형적인 소멸 위기 농촌이다.
단기 체류나 창업 중심의 기존 청년 유입 정책들이 성패를 고민하는 사이, 사단법인 점프는 올해 '전일제 청년 봉사단'이라는 지역 밀착형 실험을 시작했다. 마을의 시간에 뛰어든 청년들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고민하고, 그러면서 발견한 어르신 아동 등 주민의 필요에 협력하는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지역과 청년 모두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은 'SBS 희망TV 청산 희망업 청년 봉사단'. 이들은 인구 소멸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지어진 '청산지역아동센터'(2014년~2020년 SBS희망TV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통영, 청송, 정선 등 전국에 10개 공립형 지역아동센터를 지었다)를 거점으로, 주 30시간 동안 아동 학습·정서 지원과 어르신 돌봄, 농촌 일손 돕기를 전방위로 수행한다. SBS 희망TV는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담아 오는 11월 특집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초 각자 다른 삶의 경력을 가진 네 명의 청년이 청산면에 합류했다. 신지윤(코이카 과학교육단원으로 몽골에서 활동), 빈준혁(도시문화경영학 전공 대학원생, 사물놀이에 능하다), 박시연(서양화 전공, 문경시민기록단, 변산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역 정착에 관심이 크다), 주혜인(영어 강사 출신, 뷰티 등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이다.
지역 생활 한 달 째, 낭만과 여유를 말하기엔, 아직은 적응할 일도, 마을을 알아갈 일도, 여기서의 내 역할에 대한 걱정도 많다. 센터 아이들과 풋살을 하며 친해졌고, 공유 숙소 앞 300평 밭을 빌려 주민들과 고구마·옥수수 농사도 시작했다. 농사 수익금은 독거노인과 지역사회에 기부할 계획. 지역의 사회연대경제 조직과는 마을의 필요를 교류하며, 버스정류장 앞 쉼터, 어르신 사진관, 마을 라디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동센터 옆에 위치한 게이트볼장에서는 어르신들과 경기를 하다가 의욕이 너무 앞서서 '퇴출 경고'를 받기도 했다. 여기서의 속도를 맞추라는 옐로우카드! 이들은 지역에서의 의미있는 경기를 완주할 수 있을까. 가을이 되면 이들 삶에서 무엇을 수확하고, 겨울엔 어떤 결실을 이야기하게 될까.
"인구 소멸 지역의 '세대 공백', 우리가 메워야죠"
-'청년 봉사단'은 청년이 빠져나간 지역의 공백을 채워 나가자는 프로젝트다. 청년 세대의 경험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도시와 다른 환경에서 잘 적응할까? 팀원과 주민 소통에 문제는 없을까? 등 여러 질문과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 처음 여기 올 때 어떤 마음이었나?
(신지윤) "인구 소멸 위기 지역에서 청년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빈준혁) "중학생 때부터 돌봄 활동을 해왔다. 변수에 유연한 편이 아니라 조금 벅차기도 하지만, 지역과 좋은 성장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박시연) "대학에서 문화예술 큐레이팅을 공부하며 공동체를 되살리는 방향에 관심이 생겼다. 이곳에서 시도가 잘 된다면 정착까지 고민하고 있다."
(주혜인) "내가 가진 삶의 기술 중 하나는 '스몰토크'다. 외로운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주고 싶다. 여자 아이들과는 최신 뷰티 트렌드를 나누고 싶다."
-농사부터 어르신 아동 돌봄, 마을 활동까지, 벌써부터 마을의 호출이 많다고 들었다. 실제 겪어본 현장은 어떤가?
(단원들) "300평 밭고랑에 비닐을 치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밖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 우리는 철기 시대에 살고 있는 기분?(웃음). 아침엔 농사짓고, 잠시 공유숙소에 들러 씻고 빨래하다가 마을 요청이 오면 달려 나간다. 방과 후엔 센터 아이들을 챙긴다. 지역에서 청년이 할 일은 많고, 그 수요의 조각들을 정신없이 꿰맞추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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