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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검열, 자폭행위"…비판 나온 '음악산업진흥법'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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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유해 음원 유통과 확산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던 '음악산업진흥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결과적으로 '사전 검열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문화예술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철회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의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음악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일 자로 '철회' 의결됐다.

음악산업진흥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는 김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 김윤·임오경·이성윤·윤준병·조계원·박해철·윤후덕·황정아·이기헌 의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음반 등 유통업자가 음반 등이 청소년에게 유해한지 여부를 자체 검사하도록 의무화 △유해한 음반 제작자가 청소년인 경우 해당 음반 등의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판단하는 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 전에 유해매체물이 유통되는 문제가 있고, 현행법의 미비점을 악용해 청소년이 심의 규정에 위반되는 음원을 발표하고 있다"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음반 등 유통업자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반 등 유통업자로 하여금 음반 등이 청소년에게 유해한지 여부를 자체적으로 검사하게 하고, 유해한 음반 등의 제작자가 청소년인 경우에는 해당 음반 등의 유통을 금지함으로써 청소년을 유해한 음반 등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청소년에게 명백하고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유해 음원 확산을 인지한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에 긴급히 유통 정지 및 제한을 요청할 법적 근거 마련 △정식 심의 전이라도 방미통위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유해 음원 처리를 거부·정지 또는 제한 요청을 골자로 한다.

미디어사회운동센터WA는 20일 논평을 내어, 지난 7일 본격 시행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과 김 의원의 '음악산업진흥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최근 화제가 된 법안은 '금지법'에 기초하고 있고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해당 법안들은 '허위조작정보'이든, '조롱·혐오정보'이든, '청소년 유해 음반·음원'이든 모두 전면적으로 게시와 유통을 제한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라며 "혐오와 차별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한 비판마저 차단하도록 법을 설계하고 방지책도 미비한 채로 시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무엇보다 이런 금지법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혐오와 차별을 막을 수 있는지도 미지수"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혐오와 차별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환경과 맥락을 방치하는 한, 혐오와 차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도 의도적으로 혐오를 퍼트리고자 하는 이들은 법보다 빠른 속도로 법을 우회하는 길을 찾아 공권력을 조롱하며 사회적 소수자를 짓밟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력한 규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기준과 절차를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 규범적인 차원에서 혐오와 차별을 저지르는 행위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것임을 확립하도록 만드는 움직임"이라고 바라봤다.

앞서 문화예술노동연대(게임개발자연대·공연예술인노동조합·뮤지션유니온·웹툰작가노동조합·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출판노조협의회·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예술강사분과·작가노동조합·한국영화배우조합)는 10일 성명을 내어 "두 개의 법안은 혐오 대응을 핑계로 수십 년 간의 투쟁으로 어렵게 몰아낸 사전 검열을 다시 불러들이는 자폭 행위"라고 질타한 바 있다.

단체는 "민중가수 정태춘, 박은옥 등 음악 영역을 중심으로 수십 년간 한국에서 자행되던 문화예술 검열에 저항하고 투쟁했던 역사를 생각하면, 음악을 억압하는 문제의 두 법안은 검열에 맞서 치열하게 싸워온 저항의 역사를 모욕하는 모습"이라며 김 의원의 법안 철회 및 사과를 촉구했다.

문화연대·블랙리스트 이후·오리집·프로젝트 통·한국작가회의·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사)마을예술네트워크도 공동 성명을 내어 "이번 개정안은 혐오 표현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보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전 통제와 검열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창작 활동을 위축시키고 청소년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혐오의 구조적 원인을 외면한 채 대중문화라는 특정 영역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한계를 지닌다"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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