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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이름 듣고 다들 말을 잃어… 실전에서 만난 '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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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이름 듣고 다들 말을 잃어… 실전에서 만난 '그 선수'

복싱을 시작한 후 첫 목표는 생활복싱대회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어느덧 여섯 번이나 참여했다. 그러다 1분 30초 혹은 2분 2라운드라는 시간은 내가 훈련한 기술과 준비한 체력을 확인하기에는 짧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프로에 데뷔할 것인가? 생활체육으로 시작한 많은 취미 복서들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다. 프로는 최소 3분 4라운드, 전적이 쌓이면 6라운드, 8라운드, 챔피언전은 10라운드다. 생활체육 무대만으로는 뜨거운 심장을 어쩔 도리가 없었던 걸까.

취미 복서의 낭만 도전기

수많은 프로 경기를 직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프로복싱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강한 체력과 맷집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얼굴에 멍이 들고 상처가 나는 것 정도야 가벼운 부상이다. 심한 경우 안와골절 부상을 당하는 선수도 있었고, 심한 출혈이 있는 시합도 여럿 있었다. 몇몇 선수는 기절하기도 했다.

'만에 하나라도 안와골절이 생기면 본업은 어떻게 하지?'

이런 상상을 하게 되자 점차 프로 무대를 향해 뜨겁게 뛰었던 심장은 본래대로 뛰기 시작했다. 내가 상대를 쓰러뜨리는 주연이 될 수도 있지만, 안와골절을 당하고 기절하여 쓰러지는 화려한 조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심장 박동은 결국 아마추어 선수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아마추어 선수(생활체육도 아마추어에 속하지만 선수 등록을 따로 하지 않는다. 여기서 아마추어 선수는 복싱협회에 등록된 선수로 한정한다)로 등록하고 지난해 서울신인선수권대회에 참여했다(관련 기사 : 지옥 같던 9분... 죽일 듯 싸웠던 상대를 안았다).

프로복싱과 아마추어복싱은 라운드 수, 링 크기, 심판 개입의 정도, 글러브 무게와 구조, 복장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차이점을 쉽게 표현하자면 프로는 누가 강한지 겨루고 아마추어는 누가 기술이 좋은지 겨룬다.

이제는 엄연히 선수로서 복싱을 즐긴다. 동시에 목표가 생겼다. 어디서도 이야기하지 않은 목표는 언젠가 전국체전에 참여하는 것이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복싱 선수라니. 늦깎이 아저씨 복서에게는 낭만이다. 과연 아저씨 복서의 낭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전국체전에 참여하려면 시도별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시도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실업팀 선수들이 선발전에 나오기 때문에 필자처럼 본업이 있는 체육관 소속 선수는 보통 출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업팀 선수는 말 그대로 '업'이 복싱인 선수들이기에, 애초에 실력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업팀 선수들은 어렸을 적부터 엘리트 체육 교육을 받은 체중, 체고, 체대 출신이 많다. 결국 계란으로 바위를 쳐보기로 했다. 전국체전 서울시 대표 선발전에 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전국체전 서울시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다

매주 스파링 훈련을 하면서 실전 경험을 위해 다른 체육관에 가서 프로선수와 실전에 가까운 풀스파링 훈련도 했다. 늘 그랬듯 채식 식단을 유지하며 시합 직전 1~2주간은 기름진 음식도 피하며 식단도 관리했다. 프로 선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말 '선수'처럼 몸 관리를 해왔다.

지난 5일은 전국체전 서울시 대표 선발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시합이 열리는 장소는 한국체육대학교였는데, 이른 아침 7시부터 학생들이 아침 운동을 위해 우르르 나오고 있었다. 내가 어디에 와 있는지 실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문득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연차까지 쓰고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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