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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사수? 이제 랭킹 쇼핑한다"…'편성표' 지우고 '순위표' 켜는 시청자들

뉴시스 속보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
"이번 주말에 뭐 보지?"
┼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만 해도 주말 아침의 풍경은 비슷했다. 많은 독자가 배달된 신문을 펼쳐 주말 예능과 스포츠 중계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맞춰 거실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제 이 같은 풍경은 완전히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시청자들에게 '몇 시에 방송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8일 자 지면을 통해 TV 편성표 게재를 공식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디어 소비 환경이 디지털로 빠르게 바뀐 데 따른 조치다. 독자들이 더 이상 신문 편성표를 보고 시청 계획을 짜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셈이다.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다른 주요 일간지들도 지면에서 TV 편성표를 지운 지 오래다. 신문사들은 편성표가 차지하던 자리를 경제, 지역사회, 문화 등 심층 뉴스 콘텐츠로 채우고 있다.

◆편성표에서 순위표로…'초반 3일'이 흥행 가른다

TV 편성표를 보던 시청자들의 눈길은 이제 플랫폼별 '순위표'로 옮겨갔다. 유튜브 인기 급상승 영상이나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티빙과 웨이브의 실시간 랭킹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

오늘날 OTT 콘텐츠의 흥행 기준은 '공개 첫 주 시청 시간'이나 '공개 3일 만의 순위'다. 최근 넷플릭스 흥행을 이끈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나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은 공개 직후 글로벌 비영어 쇼 부문에서 각각 4주 연속,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모았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콘텐츠가 공개된 직후 초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보느냐가 성패를 가른다"며 "초반에 상징적인 순위를 찍어야 아직 안 본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SNS 밈 보고 왔어요"…AI가 조종하는 시청 취향

과거에는 채널을 무심코 돌리다가 우연히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쇼츠나 릴스 등 짧은 클립 영상을 보다가 흥미를 느껴 본편을 찾아보는 시청자가 많다.

넷플릭스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주간 넷플릭스' 코너는 뭘 볼지 고민하는 이들의 단골 메뉴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핵심만 요약해 소개해 주는데, 매주 수만 명이 시청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유행이나 친구들이 단체 대화방에 남긴 "이건 꼭 봐야 한다"는 추천 한마디가 정주행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웨이브 '피의 게임X'의 경우 서바이벌 예능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면서 시청 순위 상위권에 안착했다.

여기에 플랫폼들의 똑똑한 인공지능(AI) 추천 기술도 한몫하고 있다. 플랫폼들은 이용자의 과거 시청 기록을 뼈대 삼아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눈앞에 알아서 대령한다.

유지니 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디렉터는 최근 기술 쇼케이스에서 "새로운 AI 아키텍처 모델을 도입해 한층 더 정교해진 개인화 추천을 제공하고 있다"며 "실시간 시청 취향을 반영해 즉각적으로 콘텐츠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가 유입되는 통로가 워낙 다양해져 콘텐츠 공개 시 신경 써야 할 마케팅 요소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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