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가게라 계약서 없이 일했는데…체불신고 되나요?[직장인 완생]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40대 주부 A씨는 최근까지 지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해, 부탁을 받고 매주 1일 4시간씩 근무를 했다. 직원이 갑자기 나오지 못하는 날에는 연락을 받고 추가로 출근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게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 지급이 한두 차례 미뤄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최근에는 가게가 문을 닫았다. 사장과 연락마저 끊겼다. 임금체불 신고를 고민하던 A씨는 뒤늦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A씨는 "파트타임이라 금액은 크지 않지만,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것인데 너무 괘씸하다"며 "돈을 꼭 받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근로계약서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합의한 임금, 근로시간, 근무일, 휴일 등 주요 근로조건을 담은 문서다. 향후 분쟁이 생겼을 때 계약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하지만 A씨처럼 지인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을 하는 경우, 친분과 호의 때문에 정식 근로계약서를 미작성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렇다면 A씨는 지인을 임금체불로 신고할 수 없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가 부정되거나 임금을 청구할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업무 내용과 근무시간·장소를 사용자가 정했는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근로자성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씨는 실질적으로 해당 사업장에서 일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모아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예컨대 출근을 요청하거나 업무를 지시한 지인의 문자·카카오톡, 통화 녹음, 과거 급여 입금내역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계좌가 아니라 현금으로 일당을 받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때에도 지급 금액이 언급된 메시지나 통화 녹음, 임금명세서, 현금 수령 사실을 아는 동료의 진술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추가 출근의 경우에도 이를 요청받은 메시지와 근무시간을 날짜별로 정리하면 좋다.
A씨가 1주에 4시간 일했다면 4주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주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일한 시간에 대한 임금은 반드시 지급해야 하고, 이때 임금은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인 시간당 1만320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와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것은 사업주의 의무다. 하루만 일하고 퇴사하는 일용직을 고용한다고 해도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A씨와 같은 단시간근로자에게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면 기간제·단시간근로자보호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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