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산재 상담 뒤에는 성차별적 노동환경이 있다
'산업재해 및 사회보험' 상담이 가장 많아
2025년 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전체 상담유형 중 근로조건 상담이 39.7%(623건)로 가장 많았다. 근로조건 상담 상세유형을 살펴보면, '산업재해 및 사회보험'이 23.6%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근로조건 상담사례를 들여다보면 단순하지 않은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실업급여나 산업재해 상담의 출발점이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등 성차별적 노동환경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을 위한 실업급여,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퇴사 시 수급 쉽지 않아
한 달에 한 번 받는 임금은 일상을 유지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임금은 노동자가 생계와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러나 원하지 않는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발생으로 노동안전권이 흔들릴 때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건 너무 억울하다", "피해를 드러냈을 때, 회사와 행위자가 어떻게 나올지 가늠이 안 된다".
내담자들은 우선 연차를 사용하며, 상담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신고 시 사업주가 취해야 할 법적 의무와 절차가 있고, 필요시 유급휴가를 부여하게 되어 있지만, 휴가 기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작은 사업장일 경우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무급일 경우가 많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되기 전 안정적 유급휴가는 사업주의 선의를 기대해야 한다.
다행히 절차대로 이루어져 행위자가 징계받더라도 직장을 다니는 동안 마주칠 수 있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견디기 어려운 회사생활을 감내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정받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과 시간을 겪다가 실업급여 상담을 하기에 이른다.
A씨는 대표이사의 일상적 성희롱으로 공황증세가 왔다. 병가를 내고 노동청 진정을 넣었다. 노동청에서는 회사 자체 조사로 돌려보냈고, 아픈 와중에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내 조사에서 직장 내 성희롱은 불인정 되었다. 노동청에서는 간접 증거 말고 직접 증거를 요구하였다.
A씨에게 증거불충분으로 인정되지 않는 성희롱보다 더 무서운 건 생계의 막막함이었다.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몸을 추스를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실업급여 수급 대상이 되려면 고용노동부 진정 결과나 회사 내부의 조사보고서, 징계 결과 등이 있어야 확실하다. 또는 회사에 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거나 도저히 근로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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