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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 살린 여름 깍두기 비법, 딸 반찬통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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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 살린 여름 깍두기 비법, 딸 반찬통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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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통 반납할 거 많아서 내일 퇴근 후 집에 들를게."

딸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다. 가져간 반찬을 다 먹은 모양이다. 새로운 반찬이 필요하다는 이야긴데 무엇을 해줘야 할까? 1996년생 딸은 올해 초에 독립했다. 처음엔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반년 정도 사는 모습을 지켜보니 잘 꾸려가는 것 같아 이제 안심이 된다. 안심 단계라고는 하나 끼니는 제대로 챙기는지, 아픈 덴 없는지 염려는 매일 소멸과 재생을 반복한다. 사소한 걱정까지 내려놓을 수 없는 게 엄마의 기본값인가 보다.

딸의 속 깊은 '반찬' 신호

무슨 반찬이 먹고 싶냐고 물으니 뭐가 있냐고 되묻는다. 자주 가져가는 것도 아니니 먹고 싶다는 걸 새로 해주고픈 마음인데 딸은 "뭐 해줘"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뭐 있는데?" 또는 "사 먹어야 하나?"라며 얼버무리곤 한다.

"김장김치로 볶음김치 하면 별론가?"

"깍두기 같은 건 없지? 사 먹어야 하나?"

이런 식으로 슬쩍 변화구를 던진다. "사 먹어야 하나?"의 행간에 숨은 의미를 엄마라면 귀신같이 눈치챌 수 있다. 볶음김치와 깍두기가 먹고 싶다는 뜻인데 직구를 던지지 않는 건 아마도 나에 대한 배려인 듯싶다. 엄마가 지금 해줄 수 있는 상태인지 반응을 먼저 살피는 속 깊은 어리광으로 들린다.

딸은 요리하는 걸 귀찮아하는 내 성향을 잘 안다. 그런 나에게 깍두기를 해달라기엔 미안한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더구나 김치 담그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말을 누누이 들으며 살아온 터라 미안한 줄 알면서도 독백 같은 신호를 보낸 것일 테다. 딸이 먹고 싶다는데 요리하기 싫어하는 내 성향이 뭔 대수랴. 장바구니 들고 뛰쳐나갈 수밖에.

독립 초기엔 먹고 싶은 반찬 얘기하랬더니 단칼에 거절했다. 냉장고가 좁아서 들어갈 데 없다며 김장 김치만 가져갔다. 반찬 가게를 이용하거나 사 먹는 음식으로 끼니를 채우며 홀로서기의 의지를 다지는 듯했다.

독립했으니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든지 해달라,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았다. 의존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집의 하자나 거슬리는 부분도 자기 방식대로 보완해 나갔다. 고치기 선수인 아빠 손도 빌리지 않고 알아서 척척 해내며 홀로서기의 성취감을 누리는 듯 보였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우리 부부는 말 없이 딸의 방식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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