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선거' 논란 속 드는 의문, 왜 선관위원장은 대법관이어야 하나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 과정에서 서울 송파구 등 다수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마감 시간인 6시가 넘도록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했고, 현장에서는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정선거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는데, 이번 사태가 이 부정선거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었다. 어쨌든 민주국가에서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와 선관위원장에 대한 신뢰는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깨졌다. 선관위원장이 비상임 대법관이라는 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지선을 끝으로 현재의 노태악 중앙선관위장의 퇴임과 신임 위원장의 취임이 예상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월 26일 천대엽 대법관을 후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내정한 바 있다. 통상 대법관이 퇴임하면 선관위원장에서도 물러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거관리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 위원장이 한시적으로 이번 지선까지 유임하게 된 것이다.
대법관인 선관위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다. 따라서 천 대법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위원으로 임명되면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위원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이 위원장 되는 관행, 헌법상 호선 취지에 반해
헌법 제114조 제2항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은 총 9명으로 대통령 임명 3인, 국회 선출 3인, 대법원장 지명 3인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도 당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선거관리위원회법 제5조 제2항)
그런데 지금까지 관행상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도 관행상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법원장이 맡았다. 따라서 헌법과 법률 규정에 따라 호선 절차를 거쳐 선출된다고 하지만, 이 경우 호선은 있으나 마나 한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사실상 호선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호선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한 헌법의 정신과 의도에 반한다. 호선의 경우 위원들의 선출을 통해 위원장이 정해져야 하고, 선출을 통해 정해진다는 것은 위원들 중 다양한 배경과 경력 및 전문성을 가지고 상이한 헌법기관의 임명·선출·지명 과정을 거친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확고한 불문율로 굳어졌다. 더구나 이러한 관행은 위헌의 소지마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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