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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된 나를 살린 규칙,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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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된 나를 살린 규칙,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나는 반듯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학생은 성실해야 하고, 어른은 책임을 다해야 하며, 교사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믿었다. 그 믿음은 나를 부지런히 살게 했고, 맡은 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했다.

그런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2021년 12월 출간)를 읽으며 그 믿음 앞에 불편한 질문 하나가 놓였다. 내가 옳다고 여겨온 기준은 정말 옳은 것일까. 아니면 혼란스러운 세계를 견디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하나의 '물고기'에 불과한 것일까.

질서를 사랑한 사람의 위험

이 책의 저자 룰루 밀러가 집요하게 추적하는 인물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평생 물고기를 분류하고 이름 붙이는 데 몰두했다. 그는 혼돈 속에서도 세계의 질서를 찾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으로 수많은 물고기 표본이 바닥에 떨어지고 이름표가 뒤섞였을 때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바늘로 이름표를 표본에 다시 꿰매며 무너진 질서를 복원했다.

나는 그 장면에서 조던을 쉽게 비판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그의 집요함은 경이로웠다. 그것은 나 역시 닮고 싶었던 힘이었다.

그러나 조던의 질서는 물고기의 세계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인간도 우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 사회가 부적합하다고 낙인 찍은 사람들을 '부적합자'라는 범주로 묶었고, 마침내 우생학에 따른 강제 불임화 정책의 합법화를 주장했다.

분류는 세계를 이해하는 도구다. 그러나 자신이 세운 기준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는 순간, 분류는 배제와 폭력의 근거가 된다.

그때부터 나는 조던의 집요함을 더 이상 순수한 미덕으로만 바라볼 수 없었다. 경이롭게 보였던 태도의 이면에서, 자신이 만든 질서를 끝내 의심하지 않는 위험을 보았다.

물론 나의 일상적인 판단과 조던의 폭력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자신이 세운 분류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의 구조까지 완전히 남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사람을 우열에 따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 태도로 사람 전체를 판단하지는 않았던가.

부지런함을 의지의 증거로, 느림을 나태함으로 여기지는 않았을까.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강하다고 생각하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의존적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을까. 나와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보며 그 사람의 책임감까지 의심하지 않았을까.

두 개의 확신 사이에서

룰루 밀러의 아버지는 조던과 정반대 편에 서 있는 듯하다. 그는 인간이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거부한다.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은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한 마리 개미보다 더 크기는 해도 더 중요한 존재는 아니라고 어린 딸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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