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122년만의 극한폭염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올 여름 부산에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폭염이 밀어 닥치고 있다.
부산은 지난 29일 낮 최고기온이 38.8도까지 치솟은데 이어 30일에도 38.3도를 기록했다.
‘38.8도’는 1904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22년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고 ‘38.3도’는 2위다.
최고기온 1, 2위 기록을 올 여름이 갈아치운 것이다.
부산만 그런 게 아니다.
경남 양산은 29일과 30일 이틀 연속으로 40.3도를 찍었다.
이는 양산에선 역대 최고이고, 우리나라 전체로도 4번째에 해당한다.
기상청은 30일 부산 서부와 중부, 경남은 양산 김해 밀양 의령 창녕 창원 등 6개 시·군에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야외 활동 자제를 당부했다.
문제는 이런 극한폭염이 앞으로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다음 주말까지 이런 폭염이 계속된다는 예보다.부산에는 낮 기온 33도 이상인 폭염이 이달 들어 9일, 지난 24일부터는 연속 7일째 계속되고 있다.
밤 온도가 25도 이상인 열대야는 15일, 지난 20일부터는 11일 연속이다.
그야말로 밤낮을 가리지 않는 더위와의 전쟁이다.
‘북태평양’과 ‘티베트’라는 두 개의 고기압이 이중으로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데다 남쪽에서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주입되고 서풍 계열 바람이 백두대간 동쪽을 달구는 바람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한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올 여름이 1994년이나 2018년 기록을 능가하는 게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이번 장마동안 중부와 서부 지방은 비라도 내려 더위를 식힐 수 있었는데 부산 경남은 강수량마저 적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장마 기간 부산에는 첫날과 첫 주말을 제외하면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
지난 5월 2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두 달간 부산 울산 경남의 누적 강수량은 161.9㎜로 평년(470.2㎜)의 33.9% 수준 밖에 안 된다.
우선 걱정은 농업용수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며 심각한 물 부족을 경고한다.
경남도 내 18개 시·군 중 논 저수율이 평년의 50% 이하로 떨어져 가뭄 경계단계에 진입한 곳은 밀양 양산 의령 등 3곳이나 된다.
강수량이 극도로 적으면 낙동강 녹조 번성으로 부산 수돗물 원수 안전에도 비상이 걸린다.
폭염에 가뭄까지 겹친 복합 재해다.부산에서는 온열 질환자가 지난 29일 하루에만 6명이 발생하는 등 벌써 40명에 육박한다.
바깥에서 격렬한 노동을 한 게 아닌데 단순히 외출을 했다가 쓰러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친다.
가축 농가의 시름도 적지 않다.
“오늘이, 그리고 올해가 가장 시원하다”는 말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
날이 갈수록 해가 거듭될수록 더위는 격렬해질 게 자명하다.
부산시와 일선 구·군은 냉방설비가 부족한 취약계층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일상화하는 폭염에 대비하고 도심 기온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찾는데 정부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무방비로 있다가 어떤 재앙을 당할 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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