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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 증가세…감염관리 강화·치료 접근성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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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전체 법정감염병 환자가 1년 새 20% 넘게 줄었다. 하지만 이 감소세를 거스른 감염병이 있다. 지난해 기준 법정감염병 중 신고 환자가 가장 많았고, 결핵을 뺀 사망자도 가장 많았던 CRE(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 감염증 얘기다.

28일 질병관리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감염병 신고 환자 수가 전년보다 20.3% 줄었지만, CRE 감염증은 증가세를 보이며 의료현장의 주요 감염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CRE 감염증은 2025년 신고 환자 수가 4만9053명으로, 전체 법정감염병 중 가장 많았고, 결핵을 제외한 사망자 가운데서도 944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5 감염병 신고 현황 연보’를 보면, 2025년 전수감시 대상 법정감염병 신고 환자는 총 13만9368명으로, 2024년 17만4908명보다 3만5540명 감소했다. 인구 10만 명당 신고 환자 수도 341명에서 272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감염병 전반의 감소세와 달리 CRE 감염증은 2024년 4만2346명에서 2025년 4만9053명으로 15.8% 증가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이 전체 발생의 86.5%를 차지해 고령층에서 부담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고령 환자와 기저질환자 비중이 높은 의료현장에서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사망자 통계에서도 CRE 감염증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결핵을 제외한 법정감염병 사망자는 2025년 총 1307명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CRE 감염증 사망자가 944명으로 가장 많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 124명, 폐렴구균 감염증 76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CRE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중증 감염 및 다제내성균 감염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항생제 중 하나로, 이에 대한 내성이 확인되면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CRE 감염증이 국내외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높아 새로운 공중보건 위협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특히 CRE 중 카바페넴분해효소생성장내세균목(CPE)은 의료기관 내 전파 가능성이 큰 하위 유형으로 꼽힌다. CPE는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생성해 항생제 내성을 나타내며, 내성 유전자가 다른 세균으로 전파될 수 있어 감염관리 측면에서 중요성이 높다.

질병관리청 연보에 따르면 국내 CRE 감염증 중 카바페넴 분해효소를 만드는 균, 즉 CPE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57.8%에서 2025년 81.0%까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CRE 감염증을 신고한 의료기관 수도 853곳에서 1765곳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신고 건수뿐 아니라 CPE 비율과 신고 의료기관 수가 함께 늘고 있다는 것은 전파력이 큰 CPE 균주가 특정 병원을 넘어 여러 의료기관으로 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CPE가 문제로 꼽히는 이유는 전파 방식에 있다. 항생제가 세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식 등으로 내성을 갖는 일반 CRE와 달리 CPE는 카바페넴 분해효소 유전자를 플라스미드 형태로 지니고 있어 같은 환자 몸속에서 다른 세균종으로, 또 환자와 환자 사이로도 비교적 쉽게 옮겨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감염관리 지침은 CPE가 확인되면 가능한 1인실 격리, 접촉주의, 개인보호구 착용 등 한층 강화된 조치를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 "의료기관 감염관리, 항생제 적정사용 함께 작동해야"

질병관리청은 CRE 감염증 선별검사 확대, 환자·보균자 격리 강화, 발생 보고 및 환류체계 운영 등을 포함한 관리체계 강화를 추진해 왔다. 또 항생제 오남용이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만큼 의료기관 내 항생제 처방을 중재·관리하는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다만 CRE 신고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감염관리와 항생제 적정사용을 강화하는 동시에 실제 중증 감염 치료 현장에서 적절한 항생제를 제때 사용할 수 있는 여건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 장기 입원, 중환자실 치료, 침습적 의료기기 사용, 의료기관 간 전원 등은 CRE 감염 위험과 관리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치료 측면에서도 과제가 제기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항균요법학회가 공개한 CRE 감염증 항생제 사용지침 관련 분석에서도 제한된 치료 선택지가 현장 처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CRE 균혈증 471건 분석에서 배양검사 결과 전 경험적 항생제 처방 적정성은 89.5%였지만, CRE 감염증으로 확인된 뒤의 확정적 항생제 처방 적정성은 54.4%에 그쳤다. 연구진은 CRE 감염증으로 확인돼도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선택이 제한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CRE 대응을 위해 신고·감시체계, 신속 진단, 의료기관 감염관리, 항생제 적정사용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중증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치료 옵션의 안정적 확보와 공급 문제도 항생제 내성 대응 체계 논의에 함께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용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항균요법학회 난치성 그람음성내성균 연구회 위원장)는 “CRE는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자, 중환자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치료가 쉽지 않고 예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다제내성균”이라며 “CRE, 특히 CPE처럼 전파 가능성이 큰 균주는 의료기관 내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감염이 확인된 환자에게는 신속한 진단과 함께 환자 상태와 내성 양상에 맞는 적절한 항생제를 적시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제내성균 감염은 치료 가능한 약제 선택지가 제한적인 만큼 필요한 치료제가 공급 불안이나 접근성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는 것도 항생제 내성 대응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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