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대화 10번? 생수 0.5리터가 필요합니다

AI에게 질문을 하면서 죄책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AI가 답을 고민하는 그 순간, 지구 어딘가에 있는 데이터센터는 또 열을 내고 냉각수를 증발시키면서 탄소를 배출할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 사소한 질문 한번에 우리가 치러야 할 값은 얼마나 될까. 실제로 AI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편리함'이 치러야 할 대가이기도 합니다.
구글과 엔트로픽 등 빅테크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AI모델들을 내놓습니다. 그 모델 자체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면서 학습됩니다. 매사추세스대 연구팀의 논문(Energy and Policy Considerations for Deep Learning in NLP)을 보면, 대형 언어모델 하나를 신경망 구조 탐색까지 포함해 학습시킬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284톤에 달합니다. 이는 소나무 4만 3000여 그루가 1년 내내 흡수해야 하는 규모입니다.
GPU는 AI 학습 과정에서 엄청난 열을 내는데, 이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캘리포나아대 연구팀 논문(Making AI Less 'Thirsty')을 보면 GPT-3를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학습시키는 데 냉각수만 약 70만 리터(공급망 포함 총 540만 리터)가 쓰였다고 합니다. AI와의 대화 역시 GPU가 쓰이고, 그에 따른 냉각수가 쓰이죠. 대화 분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논문은 사용자와 AI와의 대화가 10-50회 정도 이어져도 500㎖ 생수 한 병 분량의 물이 쓰일 수 있다고 합니다.
AI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지구가 견뎌야 할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 펴낸 특별보고서(Energy and AI)는 AI 사용량 증가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30년 945테라와트(TWh)로 2024년(415TWh)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945테라와트(TWh)는 원자로 약 77기가 24시간 풀가동 해야 만들 수 있고, 한국 2200만 가구가 12년치를 쓸 수 있는 용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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