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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에 태블릿이라니... 서글픔 느끼다 깨달은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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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토리'에 태블릿이라니... 서글픔 느끼다 깨달은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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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토이 스토리 5>를 만났다. 픽사의 다섯 번째 서사는 영리했다. 그들은 또 한 번의 이별이나 얄팍한 추억 팔이에 머물지 않았다. 대신 카메라의 앵글을 낮췄다. 아이들의 세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진정 행복한가.

방이 파랗게 물들 때

보니는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환경이 바뀌었지만 보니는 여전히 외롭다. 원래 수줍음이 많은 아이다. 친구들은 더 이상 인형을 가지고 놀지 않는다. 아이들의 손에는 똑같은 모양의 유리판이 들려 있다. 보니도 결국 태블릿을 갖게 된다. 개구리 모양의 스마트 태블릿, 이름이 '릴리패드'다.

릴리패드는 이번 작품의 실질적인 적대자다. 그러나 과거의 랏소 베어나 가비가비처럼 악의를 품은 괴물이 아니다. 철저히 프로그래밍된 알고리즘의 화신이다. 릴리패드는 자신의 방식이 보니의 사회성 발달에 가장 좋다고 믿는다. 그래서 속삭인다. 인형들과의 놀이는 유치하다고. 대신 '연못(The Pond)'이라는 소셜 플랫폼에서 또래 아이들과 채팅할 것을 권한다. 수줍음 많은 보니에게 화면 너머의 친구들은 매력적이다.

릴리패드가 켜지는 순간 보니의 방은 푸른 불빛으로 물든다. 제시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어둠 속으로 밀려난다. 이는 단순한 소외가 아니다. 알고리즘이 어떻게 아이의 시선을 독점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핵심은 '플레이(Play)'와 '게임(Game)'의 대비다. 플레이는 상상력의 영역이다. 아이가 주체가 된다. 흙먼지 묻은 인형을 쥐고 스스로 세계를 지어 올린다. 규칙도 서사도 아이가 결정한다. 게임은 다르다. 정교한 알고리즘이 설계한 가상 세계에 아이는 객체로 끌려 들어간다. 화면이 주는 즉각적인 보상에 시선을 빼앗긴다. 영화는 이 둘을 선악을 기준으로 갈라놓지 않는다. 대신 시선의 주권이 어디에 있는지 냉정하게 짚어낸다.

솔직히 릴리패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반사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 장난감의 적이 등장했다고 생각했다. 그 거부감 자체가 이 영화가 건드리려는 지점이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아이들의 정서를 망친다는 믿음, 아날로그 장난감만이 순수하다는 고정관념이 내 안에도 있었다. 활자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구술문화를 망친다는 비판이 있었다. 텔레비전이 나왔을 때도, 게임기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매체가 올 때마다 인류는 같은 공포를 반복한다. 픽사는 그 공포를 정면으로 건드린 뒤 묻는다. 중요한 것은 매체의 속성이 아니라 이를 다루는 아이의 주체성 아닌가.

앤드류 스탠튼 감독은 이 영화를 "전쟁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무도 더 이상 장난감으로 놀지 않는다는, 존재론적인 문제를 마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튼은 2008년 WALL-E에서도 스크린에 중독된 인류의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그때의 위협은 먼 우주선 안의 이야기였다. 이번에는 여덟 살 아이의 손 위에 있다. 거리가 달라지면 공포의 무게도 달라진다. 픽사가 이 영화를 통상의 절반인 3년 반 만에 완성한 건 그 무게를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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