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기세 어떨까"…주택용 누진제 개편 필요성↑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 일반 가정의 경제력 향상, 전자제품 사용 확산 등 전기소비절약을 목적으로 50년 전 도입된 제도가 현재 시대상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이 2000년 5067킬로와트시(㎾h)에서 2025년 1만748㎾h로 2배 가량 증가한 데 반해 누진제는 2016년 12월 개편된 이후 9년간 변동이 없어 소비자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3년 10월 오일쇼크가 발생한 이후 전기소비절약 유도 및 저소득층 보호를 목적으로 1974년 도입된 제도다. 전력 사용량을 구간으로 나눠 사용량에 따라 단위당 요금을 높여 받는 방식이다.
제도가 도입된 이후 1979년 제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을 때 12단계로 강화한 뒤 이후엔 전력수급 상황 및 하계 냉방비 이슈 등을 고려해서 단계적인 조정 과정을 거쳤고 마지막 개편은 2016년에 이뤄졌다.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이 개편안은 1단계 0~200㎾h 120원, 2단계 201~400㎾h 214.6원, 3단계 400㎾h 초과 307.3원 등으로 나눠 3단계 사용자들에게 1단계 대비 1㎾h당 2.5배 이상의 전기요금을 부과되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름철인 7~8월에는 한시적으로 1구간 0~200㎾h을 0~300㎾h로, 2구간 200~400㎾h를 300~450㎾h로 완화해 국민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관련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일반 가정의 경제력 향상, 전자제품 사용 확산 등에 기인해 가정당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둔다.
한전이 발간한 2025년 전력통계연보(KEPCO in Brief)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력사용량은 1만748㎾h로 누진제가 마지막으로 개편된 2016년 9628㎾h 대비 1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전력사용량은 2000년대 초반 5067㎾h에 불과했지만 2021년 이후 1만㎾h를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지난해 6216㎾h가 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월평균 약 896㎾h를 사용하는 셈이고, 가정에서는 월 평균 약 518㎾h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단순 계산할 수 있다. 누진제 기준으로 보면 여름철 완화 기간을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3단계를 초과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용에 한해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데다 적용 구간도 현 상황과 맞지 않아 저소득층을 비롯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력소비량 축소만을 구조적으로 강제 당하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름철 서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하계 누진구간 완화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계 누진구간 완화는 2019년 누진제 개편을 통해 상시 제도로 매년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7~8월에 1단계 0~300㎾h 120원, 2단계 301~450㎾h 214.6원, 3단계 450㎾h 초과 307.3원 등의 전기요금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250㎾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평시 대비 전기요금이 6310원 낮아진다.
문제는 여름철 300㎾h와 450㎾h 구간을 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0년 진행한 에너지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4인 가구 7~8월 평균 월 전기 사용량은 427㎾h에 달했다. 현재는 더 높아졌을 공산이 크다.
이를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가정이 7~8월에 2단계 또는 3단계 구간에 해당하는 전기요금을 부과받게 된다고 볼 수 있고 2019년에는 전기요금 감면 효과가 있었을 수 있지만 현재는 감면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누진배율 축소 등 부작용을 줄이는 시도와 함께 기본요금 현실화, 전력량요금 비중 감소 등을 통해 형평성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용 전력요금 소비자 선택권 확대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전력소비가 증가하면서 누진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크게 증가했다"며 "2016년 과도한 누진 정도를 완화하는 조정이 이루어졌지만, 누진제는 여전히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용 전기요금제에서 기본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 내외로 일반용이나 교육용에 비해 크게 낮다"며 "이는 전력량 요금 비중이 과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형평성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누진배율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다양한 요금 감면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요금 구조는 정상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기본 요금을 조정시 계시별 요금제에 적용할지 아니면 누진요금도 동시에 적용할지 검토가 필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요금은 주택용 원가를 반영하는 수준에서 결정해야 할 것"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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