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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선진국 살펴보니

노컷뉴스

▶ 글 싣는 순서 ①수사·기소 분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선진국 살펴보니
(계속)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에 앞서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등 주도의 형사소송법 개정 절차가 한창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추진하는 범여권에선 "수사·기소 분리의 대원칙은 모든 선진국의 글로벌스탠다드"(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라는 논거를 대기도 한다.

민주당 형소법개정TF,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이 낸 개정안들은 공통적으로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모든 수사권을 없애는 내용이 골자다.

이러한 방향대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 검찰(공소청)은 더 이상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고,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 '요구'를 하는 것 외에는 공소제기 및 유지 등만 하게 돼 수사·기소가 철저히 분리되는 구조가 된다. 실제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어떤 형사사법체계를 갖고 있을까.

독일 검사는 '수사의 주재자'…수사 지휘하고 직접 수사도우선 한국과 같은 대륙법 기반 법체계를 가진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검찰 제도의 시초인 프랑스에선 검사는 기본적으로 기소를 담당하고, 대부분의 수사는 사법경찰이 담당한다.

그러나 프랑스의 검사는 수사 개시·종결·진행 등 전반을 지휘, 감독할 권한을 갖는다. 경찰이 지휘를 따르지 않을 땐 지위 박탈 등 제재도 가능하다.

독일 역시 주로 경찰이 현장 수사를 담당하지만,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규정한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검사가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할 뿐 아니라 수사지휘·종결권도 갖는다.

독일의 경찰은 인지한 사건에 대해 수사할 수 있지만,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며 수사 결과를 모두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 송치 후에는 검찰이 보완수사도 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검사가 강력한 수사지휘권을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검찰도 원래는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경 관계는 지휘가 아닌 협력 관계로 재정립됐다. 당시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이 부여되기도 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의 경우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협력 관계'로 규정하며 주로 수사는 사법경찰이 담당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상 일본 검사는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으며 경찰로부터 사건을 모두 송치받아 피의자나 참고인을 직접 조사할 수 있다. 특히 도쿄·오사카·나고야 3개 검찰청의 특별수사부, 나머지 검찰청의 특별형사부는 중대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다.

영미권 국가들은 수사·기소 분리 경향…중대범죄 등엔 예외도
영미권 국가들은 비교적 수사와 기소의 기능이 선명히 분리된 구조를 갖고 있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찰인 왕립기소청(CPS)은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CPS의 검사들은 독자적 수사권이 없고, 수사 지휘도 하지 않는다. 다만 영국엔 중대비리수사청(SFO)이란 기관에서 사기·뇌물 등 경제범죄나 중대 비리 사건을 맡아 수사와 기소까지 모두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도 각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연방검사들은 기소 업무를 맡고 수사는 연방수사국(FBI)이 전담한다. 그러나 연방검사는 대배심(grand jury)의 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일부 주(洲)에서는 경제·부패 등 중대 범죄에 대해 지방검찰청이 자체 수사 인력을 보유해 직접 수사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실제 경찰이 수사, 검찰이 기소를 담당하는 식으로 기능적인 차별을 두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검사가 직접 수사권을 갖거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국가가 적지 않았다. 또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수사와 기소를 같이 하는 별도의 기관을 두는 등 예외들이 존재했다.

지난 2017년 대검찰청 발간 '형사법의 신동향'에 실린 '이른바 수사와 기소 분리론에 대한 비교법적 분석과 비판'(신동훈 검사)이란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83%(29개국)에서 헌법 또는 법률로 검사의 수사권 또는 수사지휘권을 규정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급격한 변화보다 국가 범죄 대응력 약화되지 않는 데 집중해야"판사 출신인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한국형사법학회의 '형사법연구'에 낸 '수사통제와 보완수사권의 역할'이란 제목의 연구에서 독일, 영국 등 해외의 형사사법체계를 분석한 뒤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스탠다드'인지는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수사·기소가 완벽히 분리된 것은 아니"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등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 추진에 대해 "모든 것을 급격하게 바꾸기보다는 검찰 직접 수사개시권을 폐지 내지 축소하면서 그에 따라 국가 전체의 범죄 대응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새로운 수사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과업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해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실증적 조사를 시작으로 해서 합리적 토론을 통해 마련된 정책에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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