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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사람 수만큼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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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사람 수만큼 만들어진다

필자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서 그동안 다양한 산업현장을 방문해 왔다. 조선소, 건설현장, 제조업 공장 등에서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를 살펴보면서 늘 느끼는 것은 산업안전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안전장비와 매뉴얼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할 사람이 부족하면 안전은 유지될 수 없다. 최근 '부산지하철 안전인력 확보 및 공공성 강화 전략 연구'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부산교통공사의 기술·차량·승무·역무지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총 36회의 초점집단면접(FGI)을 진행하였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단순히 운이 좋아 사고를 면한 게 아니다

부산 시민의 하루는 지하철과 함께 시작되고 끝난다. 출근길 직장인, 학교에 가는 학생, 병원을 찾는 노인, 관광객까지 하루 평균 87만 명이 부산도시철도를 이용한다. 많은 시민들에게 지하철은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FGI 과정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에게 지하철은 점점 더 적은 인력으로 버텨내야 하는 공간이었고, 안전은 개개인의 헌신에 의존해 유지되고 있었다. 직종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매뉴얼을 지키기 어렵다",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는 이야기가 반복되었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현재의 인력 운영 체계가 안전 확보를 기준으로 설계되지 않았고, 비용 절감을 우선한 결과라고 진단하였다.

특히 이번 FGI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것은 '정원'과 '실제 가동인력'의 차이였다. 조직도상 정원은 충원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육아휴직, 병가, 교육훈련, 장기결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은 크게 감소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결원이 발생할수록 남아 있는 노동자들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결국 피로와 건강 악화가 다시 안전 문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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