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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 항암 후 줄어든 림프절, 절제 안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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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직장암 수술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온 측방 골반 림프절 절제와 관련,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반응에 따라 생략할 수도 있다는 국내 다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술 전 치료에 잘 반응해 크기가 줄어들 경우 추가로 절제하지 않아도 재발률과 생존율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흥권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가 주도한 국내 8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팀은 직장암 수술 환자 84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칠곡경북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참여했다.

직장암은 암이 골반 측면에 위치한 측방 골반 림프절로 전이될 수 있어, 수술 시 직장암 표준 수술과 함께 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가 잦다. 전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지만, 수술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환자 부담도 커진다.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비뇨·생식기 기능과 관련된 신경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측방 골반 림프절 절제는 직장암 수술에서 오랜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서양권에서는 영상검사에서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선택적으로 절제하는 흐름이 강한 반면, 일본에서는 중·하부 직장암에서 양측 측방 림프절 절제를 폭넓게 권고해왔다.

특히 수술 전 치료로 림프절 크기가 줄어든 환자는 여전히 절제해야 하는지, 치료 반응을 근거로 생략해도 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 후 측방 림프절 크기가 충분히 줄어든 환자라면 추가 절제를 생략해도 치료 성적이 유지되는지 확인했다. 대상은 수술 전 MRI(자기공명영상)에서 측방 림프절 전이가 의심됐다가, 항암방사선치료 후 림프절 크기가 5㎜ 미만으로 줄어든 환자 844명이었으며, 이들을 측방 림프절 절제군과 비절제군으로 나눠 치료 성적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측방 림프절 절제군과 비절제군의 5년 종양학적 성적은 수치상 일부 차이를 보였지만, 절제술 시행 여부에 따른 결과라고 볼 만한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두 군의 5년 무병생존율은 각각 77.1%와 71.4%, 전체생존율은 87.0%와 86.9%였으며, 국소재발률은 3.1%와 5.3%, 측방 림프절 부위 국소재발률은 1.9%와 3.1%였다.

반면 수술 부담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비절제군의 평균 수술 시간은 237.9분으로 절제군의 279.3분보다 약 41분 짧았고, 수술 후 30일 이내 조기 합병증 발생률도 비절제군 19.6%, 절제군 27.0%로 절제군에서 더 높았다.

이는 수술 전 치료에 잘 반응한 측방 림프절에 대해서는 추가 절제가 생존율이나 재발률 측면에서 뚜렷한 이득을 주지 못한 반면, 환자에게는 더 긴 수술 시간과 더 높은 조기 합병증 부담을 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치료 전 혈액검사에서 암의 활동성을 시사하는 CEA 수치가 높았거나, 항문 보존이 어려운 저위 직장암 환자에서는 절제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결국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절제술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치료 반응과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해 수술 범위를 조정하는 데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 약물, 방사선, 수술 범위를 줄이는 ‘축소 치료’와 ‘반응 적응형 치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흐름을 직장암 치료에서도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흥권 교수는 "모든 환자에게 같은 수술을 적용하기보다, 수술 전 치료에서 종양의 반응에 따라 수술 범위를 조정하는 ‘반응 기반 맞춤 수술’의 근거를 제시했다"며 "특히 최근 진행성 직장암에서 수술 전 전신항암을 시행하는 '총 신보조요법'이 국제 표준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치료 반응을 바탕으로 수술 범위를 정하는 접근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서양의 권고가 오랫동안 엇갈려온 영역에서 국내 코호트가 디딤돌을 놓은 것으로, 환자들의 수술 부담을 덜 수 있는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의 제1저자로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황성서 전공의가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외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애널스 오브 서저리'(Annals of Surgery)에 발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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