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공직선거법 1심 유죄…여야 모두 돌아봐야 할 책임
선거에서 후보자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다.
유권자가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후보자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해 유권자 선택을 왜곡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윤 전 대통령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 변호사 소개 의혹과 무속인 건진법사와의 관계 등 유권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고의로 진실을 숨겼는지 여부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정보를 제공, 표심을 얻으려 한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다.이번 판결이 던지는 파장은 단순히 개인의 형사 처벌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상급심에서 공직선거법상 반환 요건에 해당하는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제20대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 전액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정당 정치가 후보 검증과 선거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준엄한 제도적 장치다.
선거비용 반환 가능성은 정당에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허위 공표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다.
2022년 당시 윤 후보와 경쟁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 관련한 발언 등으로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받아왔다.
1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후 대법원은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지만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관련 재판 절차는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향후 재판 결과와 법적 요건에 따라 민주당 역시 선거비용 반환 문제와 관련한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허위사실공표죄와 선거비용 반환은 특정 정당만의 사안이 아니라 여야 모두가 선거 과정의 책임성을 되새기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과제다.
이번 판결은 정치권이 승리에 급급해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여야는 상대를 향한 정치 공세에 몰두하기보다 철저한 후보 검증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유권자 앞에서 진실하고 정직한 자세를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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