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찍고 브라질로"…정의선號 현대차 '글로벌 사우스' 공략 속도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순방에 동행하며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정 회장은 최근 가나를 직접 방문해 서아프리카 사업 확대 가능성을 살핀 데 이어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현지 투자와 생산 전략을 점검할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예정된 이 대통령의 미국·브라질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현지 사업 확대와 친환경차 투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현대차의 중남미 핵심 생산·판매 거점이다. 현대차는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 공장에서 현지 전략형 소형차 'HB20'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브라질에서 20만3579대를 판매하며 2년 연속 연간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현대차가 현지 생산 체계를 이미 갖춘 데다 시장 규모와 주변국 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우선순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사우스는 중남미·아프리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이들 지역은 인구 증가와 도시화, 중산층 확대에 따라 소비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기업들의 차세대 성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브라질을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정 회장은 2024년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만나 2032년까지 친환경차와 미래 기술 분야에 1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중남미 지역 판매량을 연간 44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브라질 생산 기반을 활용해 현지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주변 중남미 국가로의 수출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브라질에서 환경·의료·문화·교육 분야를 아우르는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나무 10만 그루를 심어 40㏊ 규모의 산림을 복원했으며, 찾아가는 치과 진료는 올해 5월 기준 누적 8만3000여건을 기록했다.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의 브라질 방문은 현대차그룹이 신흥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중남미 지역과 함께 글로벌 사우스의 중심축으로 꼽히는 아프리카 지역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이달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가나 쿠마시의 만히아궁전을 찾아 아산테 왕국의 오툼푸오 오세이 투투 2세 국왕을 예방했다.
양측은 가나를 비롯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가나 최대 항구도시 테마에서 현지 업체를 통해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가나는 영어권 국가이면서 서아프리카 국가들과 연결되는 물류 여건을 갖춰 향후 역내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사우스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기존 주력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현지 생산 확대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럽은 환경 규제 강화와 수요 둔화가 겹치고 있다. 중국에서도 현지 업체의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 중산층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인 자동차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자동차 보급률이 선진국보다 낮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여지도 크다.
BYD와 체리, 지리 등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점도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을 재촉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단순 수출보다는 현지 생산과 전략 차종 개발, 판매·서비스망 확대를 결합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완성차 생산과 친환경차 투자를 확대하고, 가나에서는 반조립 제품(CKD)을 기반으로 서아프리카 주변국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완성차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과 전략 차종 개발, 판매·정비망 확대를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당장의 판매 규모뿐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생산과 판매 기반을 선점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정 회장의 잇단 현지 방문은 글로벌 사우스를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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