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뻔한데... 용인 다보스병원, 심혈관센터 개소 강행 이유는

"옛날에는 돌연사나 심근경색으로 사람이 죽으면 다들 '자연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손쓸 도리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30분 내로 병원에 도착해 인공호흡을 하고 심혈관 시술을 받으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시대입니다.
문제는 거리에요. 서울처럼 병원이 밀집한 곳은 괜찮지만, 용인 처인구처럼 넓은 지역에서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해 타 지역 상급 병원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는 이동 중에 목숨을 잃습니다. 이건 초응급 중에서도 초응급 상황입니다. 경제적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제가 다보스병원에 심혈관센터를 열기로 결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용인 처인구의 의료 환경을 책임져 온 대표적인 중견 종합병원, 영문의료재단 다보스병원 양성범 이사장이 요즘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상황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생명선이 될 '심혈관센터' 개소를 밀어붙이고 있다. 수십억 원의 장비 투자와 엄청난 인건비로 인해 종합병원조차 기피하는 심혈관 분야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양성범 이사장을 만나 그 배경과 계획을 들었다.
"왜곡된 보상 구조가 필수의료를 무너뜨리고 있다"
- 최근 의료계 안팎이 매우 혼란스럽다. 중견 종합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현재의 의료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의료계 내부를 들여다보면 왜곡된 구조가 많다. 난이도가 높고 위험부담이 큰 외과 수술이나 응급의료는 보상이 적고, 개인 의원에서 하는 비급여나 간단한 진료는 박리다매로 돈이 되는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필수 의료 인력들이 대거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진료만으로는 병원을 유지하기조차 힘든 것이 대한민국 종합병원의 냉혹한 현실이다."
-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심혈관센터' 설립을 결정한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심혈관 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순간부터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이 환자의 생존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응급질환이다. 최근 용인 처인구를 비롯한 경기 남부권은 인구 유입이 가파르고, 특히 노인 인구가 괄목할 만하게 증가하면서 심혈관 질환 발생이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처인구는 지역이 매우 넓은 반면 상대적으로 의료기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협심증이나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해도 이를 즉시 진단하고 시술로 연결할 의료 인프라가 처인구 내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동안 다보스병원이 지역의 중추적인 종합병원 역할을 해왔지만, 심혈관 조영실이 없다 보니 한시가 급한 응급환자들을 어쩔 수 없이 타지역 상급 병원으로 이송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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