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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를 끊어도, 당신의 삶엔 눈곱만큼의 지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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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뉴스를 끊어도, 당신의 삶엔 눈곱만큼의 지장도 없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은 언론사였다. 1989년, 생애 첫 면접 자리에서 사장은 내게 물었다. "'데모' 같은 거 해봤나?" 당황하는 내게 그는 "순진해 보이니 안 했겠군" 하며 덜컥 합격 통보를 내렸다. 인천에서 노래패 활동을 하며 문화운동을 하던 내가, 그렇게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쉽게 기자가 되었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노조를 만들다 해고됐다.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았던 언론과의 인연은 참 질겼다. 이후 홍보와 보도자료 담당자로 일하며 늘 언론의 폐해와 부조리를 가까이서 목격해야 했기에,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며 살아온 나였다. 그러다 오랜 답답함을 시원하게 깨부수어 줄 책,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의 김성재 작가를 만났다.

잘 때 베고 자면 딱 좋겠다며 능청스레 건넨 책 속지에는 '권미강 선배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선배라니! 소위 레벨을 나누며 작은 지방지 기자와는 겸상조차 하지 않으려는 주류 언론계의 카르텔을 잘 알기에, 한겨레 기자 출신인 그가 건넨 '선배'라는 단어 하나에 나도 모르게 무장 해제가 되어 히죽 웃음이 났다.

언론을 말하고 싶던 이와 언론을 비평해 온 이의 만남은 신이 날 수밖에 없었고, 깊은 대화는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다.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해 본격적인 서평이라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시대의 필독서로 꼭 소개하고 싶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그날의 뜨거웠던 대화'를 글로 옮겨 본다.

왜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인가

-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이라는 타이틀이 참 직관적이면서도 강렬합니다. 그런데 원래는 이 책의 기획 취지가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고 들었어요.

"사실은 애초에 뉴스 소비를 아예 줄이자는 취지의 책을 내고 싶었습니다. 나쁜 뉴스건 좋은 뉴스건 상관없이요. 저는 일단 우리나라에 뉴스가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사도 너무 많고, 그 많은 언론사들이 너무나 많은 뉴스를 생산해내요. 뉴스 과잉인 거죠. 더더군다나 뉴스 중에서도 정치 관련된 뉴스가 너무 많습니다. 아침에 TV를 틀면 YTN이나 24시간 보도 전문 채널에서 밤늦게까지 한 3분의 2를 시시콜콜하고 아주 정치 공학적인 뉴스로 채워요. 전 이걸 우리 시민들이 다 알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 맞아요. 가끔 TV를 보면 '저런 것까지 뉴스로 다뤄야 하나' 싶은 순간들이 있더군요.

"최근에 정청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이탈리아 순방 가는 환송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패널을 불러 설명을 하는 뉴스가 어제(10일) 나오더라고요. 기자가 강훈식 총리한테 굳이 그걸 또 질문하고요. 여당 대표와 대통령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보도할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한 3년 전에 유럽에서 <뉴스 다이어트(롤프 도벨리)>라는 책이 나왔어요. 그 쓸데없는 뉴스를 보는 시간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산책, 명상을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내용인데, 우리나라 유통 구조는 더 심각합니다. 뉴스가 포털, 유튜브, TV를 통해 다 공짜로 풀리니까 사람들이 돈도 안 드네 하면서 막 소비하는 거죠. 언론사들은 온갖 알 필요가 없는 정치 뉴스, 연예인 뉴스, 낚시성 뉴스를 마구 생산해서 광고 협찬으로 돈을 벌고요."

- 그래서 처음엔 유럽처럼 뉴스 소비 자체를 줄이는 다이어트를 제안하려 하셨던 거군요.

"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나 역동적인 사회잖아요. 유럽은 안정된 사회라 끊어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뉴스 소비 자체를 너무 갑자기 줄여버리면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체를 줄이는 건 무리이니, 충동적 과소비와 결별하듯 '나쁜 뉴스' 소비를 줄이고 헤어져야겠다, 그래서 이 제목이 나오게 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평생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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