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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여긴 걸을 수 있지, 추억과 낭만의 산책
오마이뉴스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은 자기 자신과 함께하는 소풍이면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소유하는 것과도 같다."
독일의 철학자 알베르트 키츨러가 쓴 <철학자의 걷기 수업>에서 빌려온 문장이다. 독일 철학자의 말을 믿고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을 찾고자 선택한 코스는 서울 구로구의 항동철길과 푸른수목원이다. 지난 26일 오전 7호선 천왕역부터 항동철길을 따라 푸른수목원까지 걸었다. 무궁화호 기차 여행의 추억이 있는 필자에게 철길을 따라 걷는 건 추억과 낭만의 산책이었다.
처가가 있는 춘천에 갈 때면 자가운전보다 청량리발 무궁화호 열차를 애용했었다. 북한강을 끼고 덜컹대며 달리는 경춘선 무궁화호가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을 지나 춘천에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거의 2시간이었다.
처가에 갈 때면 들뜬 아내가 차를 몰고 먼저 출발했고, 필자는 일을 핑계로 다음 날 출발하며 혼자서 'one way ticket'으로 기차 여행을 즐겼다. 아쉽게도 이런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추억을 싣고 떠나는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가 2010년 12월 20일 운행을 끝으로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인 12월 21일에 경춘선 수도권 전철이 복선 전철로 개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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