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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 주는 시대에 청소년 철학책이 필요한 이유

오마이뉴스

3월이면 진로 상담을 합니다. 왜 그 과에 가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엄마가 그러라고 했어요' '취업이 잘 된대요.'... 자기가 왜 그것을 고르는지 말할 수 있는 아이는 많지 않습니다. 교실에서 30년을 보냈지만 해마다 되풀이됩니다. 아이들이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어서입니다.

진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친구에게 지금 답장을 해야 할지, 하기 싫어진 활동을 그만두어야 할지, 모두가 찬성한 일에 혼자 반대해도 되는지 아이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어른들은 잘 생각해 보라고 말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까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배우지 않습니다. 시험에 정답으로 나오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철학에 주목하는 이유

이런 아이에게 철학책을 권하면 대개 같은 말이 나옵니다. 그거 배워서 어디에 쓰느냐고요. 요즘은 여기에 답하기가 한결 쉬워졌습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2024년 미국의 철학 전공자 실업률은 5.1퍼센트,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7퍼센트였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AI 기업들이 상주 철학자를 두고 철학 전공자를 앞다투어 뽑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광주과학기술원이 올해 하버드대 출신 철학 교수 두 명을 새로 임용해 철학 교수를 세 명으로 늘렸다고 합니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 말입니다.

경희대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는 부산에서 한 강연에서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알파고 이후 코딩 열풍이 불어 컴퓨터공학과 인기가 치솟았지만 지금은 그 프로그래밍을 AI가 대체하고 있다는 예를 들면서였습니다. 그러면서 역사와 철학,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능력을 꼽았습니다. 챗GPT를 부리려면 그것부터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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