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어느새 제 삶이 됐습니다" 배우 이광기에게 듣는 '좋은 그림'

"이번에는 배우 이광기가 아니라 미술인 이광기로 가고 싶었습니다."
오는 9월 12일 인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인천코리아아트페스티벌(IKAF) 개막식 사회와 특별 강연을 앞둔 배우 이광기와 지난 28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의 연기 인생을 들으리라 생각했던 예상은 첫 질문에서부터 빗나갔다. 그는 연기보다 미술을 먼저 이야기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인터뷰의 방향은 그 말에서 이미 정해졌다. 40년 넘게 배우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연기 이야기를 먼저 꺼낼 법했다. 새 작품이나 방송 활동, 대중이 기억하는 배역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의 이광기는 달랐다. 배우라는 직업은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알린 이름이었지만, 지금의 그는 그림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작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일을 자신의 또 다른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울림과 위로를 주는 작품을 찾아서
우리가 먼저 알고 있는 이광기는 배우다. 1985년 데뷔한 이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대중을 만났고,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이 현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그의 삶에는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를 기획하고, 갤러리를 운영하며, 신진 작가들을 응원하는 시간이다. 취미로 시작한 미술은 어느새 그의 일상이 됐고, 삶의 방식이 됐다. 그는 그 과정을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워낙 미술을 좋아합니다."
이어 이번 인터뷰의 계기가 된 인천코리아아트페스티벌(IKAF) 참여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인천에서도 작가를 만나고 사람들과 미술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배우 이광기가 아니라 같은 미술인으로요. 제가 오랫동안 작품을 모으고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주 대단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지만, 처음 미술을 접하는 분들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개막식 사회까지 맡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지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작가 분들의 열정에 비해 환경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죠. 인천미술협회 강형덕 회장님으로부터 강연 제안을 받고 어차피 가는 자리인데 사회까지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요."
유명 배우로 행사에 참석한다는 의미보다, 한 명의 문화예술인으로 지역 예술 축제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컬렉팅 이야기로 이어졌다.
"좋은 컬렉터는 비싼 그림을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잠시 말을 고른 뒤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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