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말도 안 되게 죽는다고? 매일 퇴근 못하는 사람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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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33, 79, 44, 44...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 수다. 매달 수십 명이 일하다가 사망한다. 사고 유형은 다양하다. 아파트 단지에서 이삿짐운반용 리프트를 점검하던 중 3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서, 공사장에서 후진하던 1톤 트럭에 치여서, 화물차에서 목재 합판을 내리던 중 무너진 합판에 깔려서, 용기 제조 공장에서 가스 관련 장치 폭발로 부서져 날아온 덮개판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사회단체인 노동건강연대는 2019년 5월부터 정부나 공공기관 자료나 언론에 보도된 노동자의 죽음을 월별로 한데 모아 <오마이뉴스>에 '이달의 기업살인' 기사를 실어왔다. 통계뿐만 아니라 개별 사고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났는지 빠짐없이 기록한다(▶︎'이달의 기업살인' 연재 보기 https://omn.kr/1pufk).
상근 활동가가 2명밖에 안 되는 작은 단체에서 작업을 지속해 온 건 '이래도 되나' 하는 분노 때문이다. 누군가는 '조용한 죽음'들을 기억하고 알려야 부조리한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노동자 건강 문제를 발굴하고, 산재보험 개혁을 외치는 등의 바쁜 나날 속에서도 '이달의 기업살인' 연재를 꾸준히 지속해 온 이유다.
이들은 노동자의 허망한 죽음을 막으려면 그들을 고용한 기업이 바뀌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살인'이라는 연재 이름에도 이러한 뜻이 담겨 있다. 단체가 7년간 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오는 동안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고 '산재와의 전쟁'을 내건 정부가 등장했다. 사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 25일 노동건강연대의 이성윤 공동대표(직업환경전문의)와 박한솔 활동가를 서울 종로구 단체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산재 해결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며 몇몇 방안을 제언했다.
다음은 두 사람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
"뉴스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노동자 이야기 보여주고 싶었다"
- '이달의 기업살인' 연재가 굉장히 오래됐다. 이 작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나.
박한솔 활동가(아래 박) : "제가 단체에 오기 전부터 해 온 일이다. 언론에서 노동자의 사망 기사들을 단신으로 보도하곤 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는지 기사들에 나온 사건을 다 모아보자며 시작했다. 기사 스크랩하듯이 동향을 파악할 겸 매일 검색해 그날그날 기록하다가 '이렇게나 많다고?' 하면서 정례화된 것이다. 작업 초창기 때만 해도 산재사망 데이터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뉴스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수집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연재에 돌입했다."
- '이달의 기업살인' 통계에 따르면, 매달 수십 명의 노동자가 집에 가지 못한다. 사고 내용을 보면 '이렇게 허망하게 사망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통계를 정리할 때 마음이 힘들진 않나?
박 : '부담이 아예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어쩌다 보니 목록 정리 작업을 단체에서 제일 오래 하게 됐는데, 일단 이렇게 많이 죽는다는 사실에 놀랐고, '매일 쓸 게 있다고? 하루에도 몇 개씩이나 써야 한다고?' 싶었다. 엑셀에서 위에 같은 셀 내용이 있으면 자동으로 나머지 문장이 입력된다. '강원 정선'까지만 쳤는데 뒤에 자동으로 문장이 완성되면 다른 사고가 있었다는 거다. 그럴 때면 이렇게나 많이, 다양한 곳에서, 이렇게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죽는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생기는 것 같다. 이래도 되나?"
이상윤 공동대표(아래 이) : "'이달의 기업살인' 연재 사업을 시작한 이유가 있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사업장 바깥에서 산재 사망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깨어 있는 시민들의 분노와 사회의 정의 감각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이 사안을 시민들이 '문제가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숫자만으로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가 부족하다. 숫자 뒤의 사실과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만들어져야 하고 수집돼 알려져야 한다. 그런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사업이 조금씩 발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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