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버지' 벤투 복귀가 최선일까…축구계는 "양날의 검"[새 감독 찾기②]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 후 가장 먼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바로 '밴버지'로 불렸던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홍명보 감독은 두 번째 도전한 월드컵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뒤 물러났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 공석이 되자, 축구 팬들이 알만한 감독들이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감독은 단연 벤투다.
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전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준비한 4년의 임기를 온전히 채운 유일한 지도자다.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대표팀을 지휘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조국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거둔 2-1 역전승은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가 됐다.
무엇보다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후방 빌드업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 대형을 흔든 뒤 공략하는 축구로 월드컵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상대로 수동적인 것이 아닌, 주도하는 축구를 펼쳤다.
홍명보호에 실망한 축구 팬들이 벤투 복귀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도 최근 에이전트를 통해 친분이 있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게 복귀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벤투 복귀가 최선의 선택인지는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4년 전 성공을 이유로 벤투 컴백을 추진한다면, 홍명보 감독을 불공정 논란 끝에 선임한 것과 다를 게 없다.
벤투 복귀도 대한축구협회의 공정한 감독 선임 절차를 통해 이뤄져 한다.
벤투 감독의 상황이 4년 전과 다른 것도 고려해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 때 그를 보좌했던 수석코치 세르지우 코스타, 필리페 코엘류는 각각 K리그1 제주SK 감독과 루마니아 1부리그 CS우니베르시타테아 크라이오바 사령탑을 맡고 있다.
비토르 실베스트 골키퍼 코치겸 전력분석관과 페드루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는 함께할 수 있지만, 코스타와 코엘류는 대체해야 한다.
물론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 감독직을 거치면서 자신의 사단 풀을 확대해 놓은 상태라, 코치진 수급이 한국 대표팀 복귀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작다.
축구계는 벤투 감독 복귀를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벤투 감독을 잘 아는 축구계 한 관계자는 "(벤투 감독 복귀는)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 알기 때문에 실무나 행정적으로 적응하고 준비하는 부분에선 분명 이점이 있다"면서도 "검증된 건 맞지만, 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4년 전에는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이 모두 전성기라서 주도적인 축구가 가능했지만, 그다음 세대에서도 그가 원하는 축구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도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빌드업 축구'만 한다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벤투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는 게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홍명보 선임과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K리그1 전북 현대를 지휘했던 거스 포옛 감독도 한국 감독직에 관심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은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 사령탑 후보군에 올랐던 지도자이기도 하다. 당시엔 홍명보에 밀린 뒤 전북 감독으로 부임했다.
포옛은 전북은 2025시즌 K리그1과 코리안컵 우승을 이끌며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다만 시즌 내내 심판들과 갈등을 빚으며 한 시즌 만에 한국을 떠났다.
포옛 역시 벤투 감독처럼 한국 축구 사정을 잘아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역시 한국을 떠나고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한 단점도 있다.
박찬하 축구 해설위원은 "벤투가 오든, 포옛이 오든 지금보단 나아지겠지만, 그게 한국 축구가 건강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냐는 의문"이라며 "외국인이냐 국내 감독이냐보다는 우리가 추구하는 철학에 맞는 감독을 데려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벤투와 포옛도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할지 정한 뒤 감독을 선임하는 게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홍명보 사태는 반복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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