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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성향

"승률 99% 끝까지 지켰다"…신진서, 최강 바둑 AI '카타고' 꺾은 세가지 비결

뉴시스 속보

ONP 요약

신진서라는 한국의 유명한 바둑 선수가 카타고라는 매우 똑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바둑을 세 번 두었는데, 처음엔 졌지만 뒤의 두 판을 이겨서 결국 이겼다. 10년 전에 알파고라는 AI가 세계적 선수 이세돌을 이겨서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신진서의 승리로 인간도 여전히 훌륭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진보 성향:인간의 우월성 증명 — 신진서의 승리로 AI에 대한 인간의 지적 능력 우월성을 명확히 입증했다.

중도 성향:기술 시대의 희망 — AI와 인간의 경쟁에서 인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

보수 성향:역사적 복권 — 10년 전 알파고 쇼크 이후 인간 지능의 회복력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반격'의 순간.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인공지능(AI)의 벽을 인간의 지혜가 다시 한번 넘어섰다. 세계 바둑 1위 신진서(26) 9단이 현존 최강 AI '카타고'를 꺾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11집 반 차이로 이겼다. AI의 압도적인 기력을 고려해 신진서가 2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접바둑으로 진행된 이번 대결에서 신진서는 시리즈 성적 2승 1패로 최종 승리를 확정했다. 그는 경기 끝까지 승률 99%를 유지하며 승기를 내주지 않았다.

◆"복잡하면 AI가 이긴다"…신진서, 전투 피하고 집 챙기며 변수 차단

신진서가 카타고를 뚫은 비결은 변수차단이다.

1국에서 AI의 변칙 공격에 휘말려 패했던 신진서는 2국부터 전략을 바꿨다. 초당 수천만 번을 계산하는 AI의 연산 능력을 무력화하는 길을 택했다. 복잡한 대형 전투를 피하고 차분하게 집을 챙기는 실리 작전에 집중했다.

AI는 수많은 돌이 얽힐수록 압도적인 계산력을 발휘한다. 신진서는 바둑판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AI가 계산 기량을 펼칠 공간 자체를 줄인 셈이다. 2점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안정적인 지형을 대국 끝까지 지켜내는 전략을 유지했다.

또 다른 비결은 AI의 계산 방식을 역이용한 전략이다.

신진서는 3국에서 눈앞의 집 일부를 내주는 대신 바둑판 중앙과 윗부분 영향력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더 큰 이득이 되는 판을 짜냈다.

신진서는 중앙에 거대한 진지를 구축하며 AI의 계산을 꼬이게 했고 그 결과 11집 반 차라는 대승을 이끌어냈다.

◆AI 스승 삼아 진화…패턴 깨는 '첫 수' 던졌다

신진서는 AI를 정복 대상이 아닌 학습 도구로 활용해 왔다. AI의 습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다음 수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준비는 첫 수부터 빛을 발했다. 신진서는 카타고가 초반에 바둑판 모서리(귀)에 첫수를 두는 '소목'을 예상하고 관련 상황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일반적으로는 자신도 반대편 귀에 소목으로 응수하면 카타고가 늘 비슷한 패턴으로 바둑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흐름을 따르지 않았다. AI가 예상하는 정형화된 전개를 피하고자 일부러 다른 시작을 선택한 것이다.

이 첫수를 시작으로 신진서는 이후 3시간 20분 동안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다.

진서는 대국 후 "카타고가 항상 비슷하게 진행하는 패턴으로 이기고 싶지 않았다"며 "어느 순간 이 바둑은 질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알파고 이후 10년…'정석'의 개념이 달라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바둑은 인간의 직관과 경험이 지배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2016년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AI는 인간의 오랜 상식을 뒤엎는 수를 제시했다. 이후 카타고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하며 프로기사들의 연구 방식도 판도가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정석'의 파괴다. 과거에는 모서리부터 집을 짓고 싸움이 나면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AI는 싸움이 끝나지 않아도 더 중요한 곳으로 이동했다. 당장 손해처럼 보이는 수로 더 큰 이득을 얻기도 했다. AI의 분석이 검증되면서 바둑 이론 전체가 새롭게 정리됐다.

◆바둑, '감각'의 게임에서 '데이터'의 게임으로

과거에는 스승과 선배 기사들의 기보를 반복 연구하며 감각을 익혔다면 지금은 AI를 통한 복기가 기본이다.

대국 직후 AI가 추천하는 후보 수와 승률 변화를 확인하며 자신의 판단을 검증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경험과 직관이 중심이던 연구는 데이터와 확률을 기반으로 한 분석 중심으로 이동했다.

바둑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오랫동안 바둑은 인간의 창의성과 철학이 담긴 두뇌 스포츠이자 예술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뛰어난 기사만이 발견할 수 있는 '묘수'와 '신의 한 수'가 바둑의 본질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바둑 역시 데이터와 확률로 최적해를 찾는 방식이 늘고 있다. 실제로 신진서 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프로기사들 역시 카타고를 이용해 수읽기와 형세 판단을 다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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