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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논란 역효과? 민주화 성공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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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논란 역효과? 민주화 성공의 그늘

AI 통합 요약

한국의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야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서며, 시민단체들은 선관위의 기강 해이에 대해 해체 수준의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선관위 개혁의 구체적 방향을 놓고 여야 간 의견차가 드러나고 있다.

진보 성향: 선관위의 관리 부실은 국민의 참정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를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주장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도 성향: 여야가 공동으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진행하면서 선관위의 근본적 쇄신에는 공감하되, 개혁의 구체적 방향과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 선관위의 기강 해이와 관리 부실이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으며, 직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까지 문제가 되고 있어 해체 수준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어떤 이는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어떤 이는 주요 격전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한 점에 주목하며 절반의 실패라고 말한다. 어떤 평가든 대통령의 표현처럼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번 선거를 단순한 승패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드러내는 사회의 심층적 변화다.

이번 선거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정치적 지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이다.

탄핵 이후에도 움직이지 않는 고착화된 경계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우리가 보다 근원적인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좌와 우, 여당과 야당 사이의 사회심리적·정치사회적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단단하게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49.42%를 얻어 41.15%를 얻은 김문수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의 8.34%를 더하면 범보수와 범진보의 지지 규모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 민주당+정의당이 약 48.56% 대 50.2%였다면, 2025년 대선에서는 국민의힘+개혁신당 대 민주당+민주노동당이 49.49% 대 50.4%로 나타난다.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통과했음에도 한국 사회의 정치적 균형추는 거의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다. 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 47.13%, 김문수 41.55%, 이준석 9.94%였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정원오 48.07%, 오세훈 49.22%였다. 후보는 바뀌었지만 정치적 구도는 거의 그대로 유지된 셈이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균열선이 매우 안정적인 형태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세대별 투표경향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대선, 2025년 대선, 202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20대 남성과 여성, 30대 남성과 여성의 지지율을 보면, 이런 경계의 고착화 또는 악화의 현상을 인지할 수 있다. 20대 남성은 세 선거 모두에서 보수 쪽 지지가 압도적이고 그 강도가 선거마다 심화되고 있다. 반면에 20대 여성은 비슷한 수준의 진보 지지가 유지되고 있다. 30대 여성은 2022 대선 때 민주당 우세가 약했다가 2025 대선에서 57.3%로 상승했고, 2026 서울에서는 진보 쪽 지지가 수정치 기준 51.3%로 과반을 유지했다.

과거 민주화 세대의 경험 속에서 청년층이 자연스럽게 진보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했다. 하지만 오늘날 청년세대는 민주주의를 쟁취했던 세대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이미 제도화된 사회에서 성장한 세대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정치의 기준 역시 민주화 세대와는 다르다. 이 점을 직시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현실을 잘못 이해하게 된다.

민주화의 실패가 아니라, '민주화 성공의 그늘'

나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선거 국면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가 새로운 역사적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본다. 핵심은 민주화의 실패가 아니라 민주화의 성공이다. 40여 년에 걸친 민주화의 성공 속에서 또 다른 그늘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민주화 성공의 그늘'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성공의 그늘'이란 반독재 야당이 집권하고 그 집권정부에 반독재 민주화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고, 그 결과 민주진영이 단지 약자 또는 악에 대항하는 선의 세력으로만 존재할 수 없게 된 것을 의미한다.

과거 민주화 시대의 기본 구도는 선과 악의 구도였다. 독재 권력이라는 명백한 악이 존재했고, 민주화운동 세력은 선의 세력으로 간주되었고 그 결과 도덕적 우위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세대에게 이러한 구도는 더 이상 자명하지 않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쟁취의 대상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민주화 세대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행동과 언어가 새로운 세대에게는 전혀 다르게 읽힐 수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내로남불'이다. 민주진보 세력이 야당 시절에 사용했던 도덕적 기준이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많은 시민은 그것을 위선으로 본다. 실제로는 정치의 복잡성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도덕적 이중기준으로 해석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탱크데이' 사안도 그렇다. 민주화운동 세대에게 5·18은 현재진행형의 역사이기에 그것을 희화화하는 움직임에 경각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세대의 눈에는 국가권력이 특정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과거에는 정의의 실천으로 읽히던 행동이 오늘날에는 권력의 과잉 행사로 해석될 수도 있다. 탱크데이 사안의 추이를 보면,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행정안전부 등 공공기관이 적극 개입하는 모습은 일부 시민들에게 권력의 과잉 행사처럼 보일 수 있었다. 민주화 시대의 미덕이 민주화 이후 시대에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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