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혁신선도지역 사업 논란... 활동가들 "통폐합 유도" 공개질의

교육부가 지난 11일 대구 군위중학교에서 발표한 '교육혁신선도지역 기본계획(시안)'과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교육력 제고 방안'이 시행 전부터 '작은학교 통폐합'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16일 전국마을교육공동체활동가들은 공동발의한 공개질의서를 최교진 교육부 장관 앞으로 발송하고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혁신선도지역 사업이 기존 학교 통폐합 정책과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업이 표면적으로는 획일적 통폐합 기준의 폐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강력한 재정적 유인책을 통해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는 '지역교육 재구조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동 정책 질의에는 하루 만에 400명이 넘는 전국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와 연구자, 교사 등이 참여했으며, 현재도 참여 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활동가들은 교육부가 3개 학교를 1개 학교로 통합할 경우 260억 원의 통합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점을 근거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와 교육청이 경제적 유인에 따라 학교 통폐합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면(面) 단위 학생들이 읍 단위 거점학교로 이동하게 되면 새로운 인구 유입이 차단되고 정주 여건이 악화돼 농산어촌 지역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면(面) 단위 마을의 학생들이 읍 단위 거점학교로 흡수되면 새로운 인구 유입이 완전히 차단되어 정주여건이 악화되고 농산어촌 마을의 소멸이 극단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되는 '지역교육혁신협의체'가 권한 없는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활동가들은 교육부 계획대로라면 사업 선정과 예산 배분, 성과 평가 등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교육부와 전문기관이 갖게 된다며, 지역 주민과 학부모, 교사 등이 참여하는 지역교육거버넌스 기구에 교육혁신선도지역 사업을 점검·수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거부권(Veto)과 평가 권한을 부여할 의사가 있는지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이번 사업이 표방하는 '교육 혁신'이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보다 '거대 산업구조 재편에 따른 안정적인 인력 공급'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활동가들은 질의서에서 "사업 계획이 첨단산업 인력 양성에만 집중된다면 작은 학교는 주민의 학습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산업인력 공급을 위한 효율적 거점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가진 실존적 관계성과 공동체성, 생태·인문학적 다양성을 보존할 구체적인 혁신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 발표에 대해 박진숙 함께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곡성) 대표는 "농산어촌 작은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비효율적인 기관으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 면 단위 마을에서 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닌 아이들의 배움터이자 주민의 문화공간, 지역 돌봄의 거점, 청년 가족의 정주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동체의 중심"이라며 "소규모학교 정책의 출발점은 '어떤 학교를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작은학교를 어떻게 지역사회 학교로 전환할 것인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수 동고동락사회적협동조합(남해) 대표도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균형발전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작은 학교를 없애는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작은 학교를 지역재생과 교육혁신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정책"이라며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소규모학교 통폐합 중심 정책을 중단하고 교육의 다양성과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교육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활동가들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이번 사업은 지역 소외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아이들의 교육 주권에 직결된 엄중한 사안"이라며 "시민사회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도록 사업 시행을 유보하거나 협의 절차를 재설계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공개질의서 전문.최교진 교육부장관께 묻습니다.
이 사업은 첫째, 기존의 효율성 논리에 입각한 통폐합 중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주장하나, 그 설계 구조를 보면 상당 부분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판단됩니다. 특히 소규모 학교 통합형 모델에 막대한 재정 인센티브가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습니다.
이 계획에서 교육부는 획일적 통폐합 기준 폐지, 지역 맞춤형 결정, 학교 간 연계형 모델 허용, 지자체와 협력 강조, 교육과정 혁신 지원 등을 새로운 요소로 제시하며 기존의 통폐합 정책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 사업 구조를 보면 거점학교 육성과 학생 집중, 통합학교 지원, 폐교 활용, 학교복합시설 설치, 기숙사 설치 등이 핵심 수단으로 제시됩니다. 특히 교육부가 제시한 예산 구조는 통합을 선택할수록 훨씬 많은 재정 지원을 받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3개 학교를 1개 학교로 통합할 경우 학교 통합 인센티브 260억 원이 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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