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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독점 권력 '견제' 힘쓰는 영국…독립기구가 감시

노컷뉴스

▶ 글 싣는 순서 ①수사·기소 분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선진국 살펴보니
②수사권 폐지해도 남는 '檢기소독점'…독일의 견제장치는?
③경찰 독점 권력 '견제' 힘쓰는 영국…'수사권' 가진 독립기구가 감시
(계속)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찰의 수사권을 모두 없애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할 경우, 경찰이 일반 수사를 독점해 권력이 비대해지는 등 부작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경찰을 견제할 수 있는 실효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수사·기소 분리 구조의 형사사법체계 속에서 수사권을 가진 강력한 외부 독립감독기구 등을 통해 경찰 권력을 통제한 영국 사례가 주목받는다.

英 IOPC, 비경찰 출신 외부 전문가 1천 명 규모로 구성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국은 수사·기소 분리의 대표적인 모델 국가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고, 검찰인 왕립기소청(CPS)은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며 공소유지를 하는 식으로 역할을 선명히 구분하고 있다. CPS의 검사들은 독자적 수사권이 없고, 수사 지휘도 할 수 없다.

사실상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는 구조 속에서 영국은 외부 감시와 민주적 통제 등 복수의 장치를 마련해 경찰 권력을 감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외부 독립감독기구인 경찰행위독립조사국(IOPC)이다. 내무부장관에 소속되나 사무총장의 의사결정으로 독립적 직무를 수행하는 IOPC는 경찰의 직권남용과 부패, 인권침해 등을 조사하는 기관이다.

IOPC는 연간 약 7840만 파운드(약 1570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운영되며 비경찰 출신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1천 명 넘는 인력으로 구성된다.

경찰은 심각한 부패 또는 폭행 혐의 등이 있는 경찰이나 직원에 대해선 IOPC에 반드시 이첩하게 돼 있다. 특히 IOPC는 사건의 중대성이 인정되면 소속 수사관들이 직접 증거를 확보하고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IOPC가 개별 경찰관의 위법 행위를 조사하는 역할이라면, 왕립경찰·소방감찰관(HMICFRS)이란 감사기관이 경찰 조직 전체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무부장관과 총리의 추천으로 여왕이 임명하는 HMICFRS는 전국 경찰 조직을 정기적으로 감사하며 범죄 대응 능력과 수사 품질, 조직 운영 등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한다.

여기에 지역 주민이 선출하는 경찰·범죄감독관(PCC), 지방의회 의원들로 구성되는 경찰 및 범죄패널(PCP) 등 영국은 여러 기관이 역할을 나눠 경찰 권력을 감시하는 다층적인 견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英, '조기 자문' 통해 검찰이 경찰에 조언"
한국도 국가경찰위원회와 시민감찰위원회 등 경찰 감시 장치를 둔다. 그러나 대부분 정책 심의나 자문, 권고 기능에 머물고 있어 실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최근 경찰의 은폐·축소 의혹이 불거진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 이후 논란이 커지자 영국 IOPC를 모델로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를 감시·통제하는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이재명 정부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검찰개혁위원회의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IOPC는 수사권까지 가진 아주 강력한 외부 독립기구인데 그 정도로 추진할 동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미 2017년 경찰개혁위원회 수사개혁 분과에 참여하며 IOPC에 버금가는 외부 독립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해 백서에도 실렸지만, 그 뒤에 어떤 진전도 없었다"고지적했다.

법조계에선 공소청과 중수청 개청, 형사소송법 개정 등 일련의 형사사법체계 개혁 과정에서 경찰 견제 장치 외에도 영국의 수사기관 개혁 역사 전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당부도 나온다.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수사·기소 완전 분리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사례와 반대로 영국에선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할 수 있었던 경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검찰 제도가 탄생한 바 있다. 그런데 영국에서도 여전히 경찰-검찰간 사건 '핑퐁'으로 인한 수사 지연 등 진통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영국에서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이후 계속 제도적으로 삐걱대고 있다"며 "영국의 검찰 제도를 만든 출발점인 '필립스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수사와 기소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립스위원회는 지난 1979년 영국 정부가 형사사법제도 개혁을 위해 출범시킨 기구로 해당 위원회의 권고로 검찰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영국은 '조기 자문'(Early advice) 제도를 통해 수사 초기부터 검찰이 경찰에 조언하고 협력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검찰이 경찰의 수사 개시 단계부터 들여다보며 '견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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