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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父의 子범죄 '증거 인멸'…수사팀, 알고도 보고 누락

노컷뉴스

불법 촬영을 시도한 고등학생 아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한 현직 경찰관이 증거 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아들의 혐의를 수사했던 초기 수사팀이 증거인멸의 정황을 포착해놓고도 수사에 착수하거나 윗선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혐의 입증에 중요한 증거가 사라졌음에도 관련 내용이 상부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초기 수사팀이 '현직 경찰관 아버지'라는 사실을 고려해 사안을 은폐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31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전주 완산경찰서는 지난 6월 전주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10대)군을 불법 촬영 미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B군은 지난 5월 22일 자신이 재학중인 고등학교에서 여교사의 신체를 촬영하려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A군의 불법 촬영이 미수에 그쳤는지, 실제 촬영을 해놓고도 삭제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휴대전화 포렌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요 증거가 될 법한 휴대전화를 중간 간부급 현직 경찰관인 A군의 아버지 B(50대)씨가 파손하고 폐기했기 때문이다. 핵심 증거가 사라진 상황에서 경찰은 "시도만 했다"는 A군의 진술에만 의존해 그를 '불법 촬영 미수'로 송치했다.
 

문제는 지난 6월 수사를 하던 담당수사관이 B씨의 증거 인멸 혐의를 포착하고도 B씨를 수사하거나, B씨가 휴대전화를 폐기했다는 사실과 그가 현직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단 것이다. 해당 사실은 경찰 간부 아버지가 핵심 증거를 은폐한 '광주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전수조사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고, 전북경찰청은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B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초기 수사에서 B씨를 수사하지 않은 이유는 A군이 '소년범'이었고, 그가 혐의를 부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법 촬영이라는 엄중한 사안을 두고 피의자의 말만 듣고 사건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초기 수사팀이 사안을 축소하려고 했다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B씨의 신분을 고려해 '경찰 아버지'가 언급될 만한 사안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것과, 애초에 '가족의 증거인멸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친족 특례에 따라 B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사건을 복잡하게 하지 않기 위해 A군을 '미수범'으로 만드는 쉬운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친족 특례를 검토해 가족인 아버지를 수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해당 내용까지도 수사 보고서에 담았어야 하는데, 수사관 임의대로 누락했다면 그건 문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경찰 관계자는 "증거 인멸을 포착했음에도 B씨를 수사하지 못한 초기 수사팀의 대응에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아마 장윤기 사건이 불거지기 전이라 B경감의 행위를 간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전수조사를 통해 사안이 불거진만큼 내부 조력자가 있었는지, 초기 수사 과정에서 담당 수사관과의 유착이나 의논이 있었는지 등을 엄중히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감찰 등을 통해 엄중히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B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아들이 불법촬영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부순 것 뿐이지 증거인멸을 고려하진 않았다"며 "전북 출신이 아니고 관련 부서에서 일하지도 않았기에 수사관과 알지도 못하는 사이고 유착할 이유도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전북경찰청은 B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한 후, 결과에 따라 그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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