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이 노인인 청양, 병원 대신 '살던 곳' 택했다

충남 청양군은 이제 '초고령사회'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곳이다. 전체 인구 3만81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1만2902명으로 42.8%를 차지한다. 주민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셈이다. 시설 입원은 늘고 의료·복지 비용은 커졌으며,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지역소멸 위기를 더욱 재촉했다.
청양군이 선택한 해법은 시설을 더 짓는 것이 아니라 '살던 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통합돌봄'이었다. 군은 노쇠와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833명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의료·요양·주거·복지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통합돌봄으로 인구 감소세도 반전
갑작스럽게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던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차로 1시간가량 달려 칠갑산 끝자락에 있는 청양군청을 찾았다. 통합돌봄 시행 100일을 맞아 지역사회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군청에서 만난 신경구 청양군 통합돌봄과 돌봄정책팀장은 "통합돌봄의 핵심은 시설이 아니라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필요한 서비스를 어르신이 직접 찾아다녀야 했고, 의료와 복지가 따로 움직이면서 돌봄 공백이 컸다"며 "지금은 의료·요양·주거·일상생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청양군은 2019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시작한 뒤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이어왔고, 올해 의료·요양 통합돌봄 본사업 시행에 맞춰 선제적으로 준비를 마쳤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국 최초로 국토교통부 고령자복지주택과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결합한 융복합 모델이다. 고령자복지주택 안에는 행정지원센터, 통합돌봄팀, 사회복지관, 재택의료센터, 주간보호센터가 한 건물에 모여 있다. 퇴원 환자는 이곳 '셰어형 중간집'에서 최대 3개월(필요 시 6개월) 머물며 회복한 뒤, 낙상 예방 공사가 끝난 자택으로 돌아간다.
신 팀장은 "병원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단절 없는 주거 전환이 이 모델의 핵심"이라며 "의료와 재활, 식사, 주거환경 개선까지 한 번에 연결된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최근 인구도 2만9000명대에서 다시 3만 명을 넘어섰다. 신 팀장은 "고령자복지주택은 현재 공실이 없을 정도로 입주 수요가 높고, 외부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청양형 통합돌봄이 지역 정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료버스가 170개 마을을 달린 이유... "어르신들이 원한 것은 의료"
청양군 통합돌봄의 또 다른 축은 '의료'다. 김상경 청양군보건의료원장은 "돌봄을 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생활지원보다 '의료서비스'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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