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도 양뿔사초를 볼 수 있을까?
"양뿔사초를 아십니까? "
이름조차 낯선 이 식물은 환경부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등록된 '정보부족(DD, Data Deficient)' 등급의 희귀 사초과 습지식물이다. 국외 반출이 엄격히 금지된 자원임에도 그간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남한에서는 철원을 비롯한 휴전선 인근의 북쪽 땅에서만 생육하는 '북방계 식물'로 알려져 왔다.
그런 양뿔사초가 2년 전인 2024년 5월, 한반도 중남부 지역인 군산 백석제에 이어 새만금의 '수라갯벌'에서 발견되어 신문과 방송에 크게 보도되었다. 휴전선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서해안 갯벌에 어떻게 북방계 희귀 식물이 둥지를 틀었을까. 그 출생의 비밀과 양뿔사초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5월 24일 수라갯벌로 걸어 들어갔다.
갈대숲속에서 나타난 멸종위기 생물
5월 24일 아침 8시, 햇볕은 벌써 한여름처럼 따갑게 쏟아졌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원 5명은 허벅지까지 오는 장화를 챙겨 신고 모자를 눌러썼다. 오늘 조사의 목표는 수라갯벌의 식물 생태, 그중에서도 양뿔사초의 생존 여부다.
물길을 건너 발을 디딘 갯벌에는 퉁퉁마디와 해홍나물, 가는갯능쟁이 같은 소금기에 강한 염생식물 군락이 펼쳐지다가, 이내 미나리와 개구리자리, 개피, 천일사초 같은 민물 습지 식물들이 경계를 나누어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덧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갈대와 나도솔새 등 우점종들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한여름이면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질 이 거친 갈대숲 사이로, 미나리와 물개구리밥 같은 작은 식물들이 끈질기게 살고 있었다.
풀잎 위에 앉은 잠자리 한 마리. 날개에 선명한 대모거북의 등껍질 무늬가 새겨져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대모잠자리'다. 낙동강 엄궁·대저대교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견되어 시민사회의 단식 투쟁 끝에 공사 추진에 제동을 걸었던 바로 그 귀한 잠자리이다. 수라갯벌에서도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나타나 이곳이 생명의 땅임을 보여주고있다.
그곳에서 건재한 112개의 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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