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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친 분들께, 저의 작은 우주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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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지친 분들께, 저의 작은 우주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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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쌀 한 톨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밥을 한 그릇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곡식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태양과 비와 바람과 심지어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농부의 땀을 먹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온 우주를 먹는 인간은 온 우주와 생명살림의 관계를 맺고 살아갈 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쌀 한 톨'에만 온 우주가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하나의 우주요, 콘크리트 회색도시를 살아가는 헛헛함을 달래기위해 제가 가꾸는 화분도 저마다 하나의 우주입니다. 화분이 있는 저의 마당은 화분보다 조금 더 큰 우주겠지요.

마당 속 우주

제 화분에서 자라는 것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습니다. 십여 년 전, 남한산성 오전리 장에 갔다 잘 익은 꽈리 열매를 장식용으로 사왔습니다. 겨우내 장식품으로 잘 사용하고 난 뒤에 색이 바래서 주차장 쪽에 있는 작은 화단 구석에 버렸습니다. 쓰레기로 버리기는 미안해서 였는데, 그곳에서 꽈리가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명력이 너무 강해서 그 작은 텃밭이 아예 꽈리밭이 될 지경이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퍼진 뿌리는 기어이 새순을 냈습니다.

다른 것들을 지켜야 하는 내 입장에서 꽈리는 제거 해야할 잡초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열매가 예쁜 걸 어쩝니까?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큰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러면 퍼져야 화분 내에서만 퍼질 터이니까요. 요즘 주렁주렁 열매를 맺고 있으니 머지않아 가을 햇살을 머금고 주홍빛 불씨들이 가지에 작은 홍등처럼 주렁주렁 달릴 것입니다.

예전과 달리 올해는 화분에서 저절로 나는 싹들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경로로 그곳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말뱅이나물'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식물들이 싹을 냈는데, 작은 화분이 자연의 들판을 연상케 합니다.

그렇게 화분의 풀을 뽑지 않고 두었더니 그 화분은 뙤약볕에도 쉽게 화분이 마르지 않습니다. 작은 풀들이 땅을 덮어 주며 수분을 머금게 했기 때문입니다. 비워 두는 것보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큰 생명을 지켜 준다는 사실을, 작은 화분 하나가 조용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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