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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미령 전투' 설명하는 청소년 도슨트의 정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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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미령 전투' 설명하는 청소년 도슨트의 정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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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근하니 학예사 선생님이 상의할 일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선생님, 학교 밖 청소년 센터에서 의뢰가 들어왔어요. 아이들에게 도슨트가 어떤 일인지 알려주고 실습도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오산 유엔군초전기념관에서 6년째 해설사로 일하면서 관람객에게 해설을 제공하는 일 외에는 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죽미령 전투를 알려주고 청소년 도슨트를 육성하는 일이라니, 해보지 않은 일이라 오히려 재밌을 것 같았다. 다만 그 대상이 '학교 밖 청소년'이라는 점이 낯설었다. 그런 기관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나는, 아이들이 왜 학교를 떠났는지, 어떤 아이들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지원하는 곳은 '꿈드림 센터'였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교육과 상담, 진로 지원 등을 받으며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는 곳이다. 도슨트 프로그램도 그런 과정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 아이들은 여러 활동 가운데 도슨트를 선택했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죽미령 전투와 그것을 전달하는 일도 가르치게 되었다.

청소년 도슨트 프로그램은 4월 28일, 열 명의 아이들과 시작됐다. 아이들은 정해진 요일에 맞춰 일주일에 한 번씩 왔다. 나는 목, 금, 토에 두 명씩 여섯 명을, 동료 해설사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두 명씩 네 명을 맡았다. 학예사 선생님은 죽미령 전투 자료와 책자를 준비했고, 아이들이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대본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계획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이들은 자료를 읽고 자기만의 대본을 만드는 일을 무척 어려워했다. 역사라고 하면 시험이나 암기부터 떠올릴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대본을 쓰게 한 것은 우리의 욕심이었다. 결국, 학예사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대본을 새로 만들었고, 우리는 그 대본으로 함께 공부한 뒤 전시실에서 조금씩 해설을 연습했다.

수업이 자리를 잡아갈 즈음 또 다른 어려움이 생겼다. 세 명의 아이가 결석하기 시작했다. 도슨트라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이나 센터 선생님들의 기대감으로 시작했겠지만, 죽미령 전투와 전시 내용을 익히는 일은 십 대 아이들에게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석이 잦아지자, 나는 남은 아이들의 부담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외워야 할 내용을 과감히 줄였다. 큰 종이에 전시실을 그리고 전시물과 내용을 적게 했다. 머릿속에서 전시실을 걸어 다니듯 기억하게 하려는 방법이었다. 이 과정을 끝까지 해낸 아이는 예지(가명)였다.

토요일마다 오던 형제 승현, 승윤(가명)은 또 다른 방식으로 배웠다. 대본을 정리하거나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지만, 전시실에서 내가 설명하는 말을 그대로 듣고 외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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