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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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새만금국가산업단지 8공구 입구에는 거대한 토성이 쌓여 있었다. 높은 성벽에 가로막혀 과거 펼쳐져 있던 갯벌 안쪽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여기도 끝이구나. 그 많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가야 하나.' 가슴이 답답해졌다.
지난 8일 아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수라갯벌을 찾았다. 조사단은 지난 23년 동안 매달 첫째 주 일요일마다 새만금의 생태 변화를 기록하고 생명들을 조사해 왔다. 지난 수년간 늘 비슷한 풍경을 유지하던 새만금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수라갯벌 입구 맞은편에 위치한 새만금국가산단 8공구에 높은 흙 성벽이 들어선 것이다.
지난 4월 방문 당시, 8공구 갯벌 안에서 중장비들이 동원돼 갯벌을 사정없이 뒤집어놓는 모습을 목격한 바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거대한 굴삭기 바로 옆에서는 아주 작은 도요새와 물떼새들이 굉음을 내는 중장비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가며 바삐 먹이를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위태로운 모습을 지켜보던 조사단 회원들은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사단 회원들은 직감할 수 있었다. 새들이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키우는 이 번식지마저 사라진다면, 결국 새만금에서 이 새들은 영영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준설토를 쌓아 올린 현장 앞에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산업단지사업단이 설치한 커다란 경고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본 현장은 멸종보호종 조류 출현구역으로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관계자 외 출입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안내판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이자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그 알의 사진이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시민이 본다면 공사 측이 8공구 안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검은머리물떼새를 지극히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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