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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성 판단은 이제 시민이 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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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성 판단은 이제 시민이 내리자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이하 양심수후원회:회장 김혜순)'가 국가보안법에 맞서 새로운 형태의 시민참여형 독서운동을 추진한다. 바로 제1회 '권오헌 독서상 - 독후감을 부탁해!'가 그것이다. 이번 행사는 사상·표현·출판의 자유를 확대하고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 폐지에 관한 공감대를 널리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양심수후원회가 이 행사를 기획한 건, 이정훈 통일시대연구원이 저술활동으로 탄압받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가 쓴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와 <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을 이적표현물이라고 규정하여 2021년 기소했다. 이정훈은 불구속으로 재판받던 중 2025년 11월 14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고 말았다. 그는 올해 4월 14일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완전히 굴레를 벗지 못했다.

그런데 이적표현물이라고 낙인 받은 <주체사상 에세이>는 이정훈이 두 번째 징역을 살던 2008년 감옥 안에서 집필해 2018년 출간되어 지금도 교보문고나 알라딘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라는 친절한 안내 문구까지 있다. 국가보안법의 확대 적용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저작물이 진정 이적표현물이라면 검찰은 '교보문고'의 책임은 방관하는 셈이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사상의 자유를 옥죄며 해석과 적용을 국정원과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정훈 연구원은 "가난을 대물림하는 것보다 분단을 대물림하는 것이 가장 큰 괴로움"이라는 소신으로 살며, 통일을 위해서는 북녘 사람이 지닌 가치관과 신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라보았다. 또 이정훈은 최근 북이 두 개의 국가론을 내세우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분단을 전제로 하여 만든 헌법을 평화헌법으로 바꾸고 남북 양측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제안 어디에도 남북 양측의 긴장을 격화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불씨를 일으키려는 요소가 없다. 평화와 공존을 위해 한반도 주민의 지혜와 상상력을 모아보자는 게 기본 취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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