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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폐지해도 남는 '檢기소독점'…독일은 어떨까?

노컷뉴스

▶ 글 싣는 순서 ①수사·기소 분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선진국 살펴보니
②수사권 폐지해도 남는 '檢기소독점'…독일의 견제장치는?
(계속)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수사권 조정뿐 아니라 기소권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수사권이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가더라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검찰에 남는 만큼,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기소 분리해도 '기소 독점'은 그대로"현행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법원이 별도의 사전 심사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한다. 검사의 기소가 타당한지, 재판에 넘길 만큼 혐의가 충분한지를 공판 개시 전에 법원이 따로 판단하는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246조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고 규정해 검사만이 국가를 대신해 형사소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더라도 경찰은 수사를, 검사는 기소를 각각 독점하는 구조가 남는 셈이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상훈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와 압수수색, 기소를 모두 담당하면서 발생했던 편향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수사·기소) 분리 이후에도 경찰의 수사 독점과 검사의 기소 독점이라는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한이 한 기관에 집중되면 또 다른 편향과 남용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며 "수사권 조정과 함께 기소권 통제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법원이 공판 개시 여부 한 번 더 심사
기소권을 사법적으로 통제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이 꼽힌다. 독일은 수사절차와 공판절차 사이에 별도의 '중간절차(Zwischenverfahren)'를 두고 있다.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법원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203조와 제204조에 따라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만한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를 먼저 심사한다. 혐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공판 개시를 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판 개시를 기각한다.
 
검사가 기소하면 별도의 공판 개시 심사 없이 재판절차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에서는 법원이 기소 사건을 한 차례 더 걸러내는 것이다. 검사의 공소제기를 독립적인 법관이 심사함으로써 불필요한 재판을 막고 피고인의 방어권과 권리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중간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법원은 공소사실에 충분한 혐의가 있는지 심사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피고인도 공판 개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
 
독일은 일부 경미한 범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직접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인소추제도도 운영한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범죄는 피해자가 직접 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 국가의 기소 독점을 일부 완화한 것이다.
 
형사사건 경험이 많은 한 부장판사는 "독일 제도의 핵심은 검사의 기소를 독립된 법원이 다시 심사하고, 일부 사건에서는 기소권을 분산하도록 한 데 있다"며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도 수사권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소권을 어떻게 통제하고 분산할 것인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식 그대로보다 '한국형 기소 통제' 필요
다만 독일식 제도를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기소권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원은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을 중심으로 심리하는 만큼, 검찰이 특정 사건을 아예 재판에 넘기지 않는 이른바 '선택적 기소'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독일식 중간절차를 참고하되, 국내 형사사법 체계에 맞는 별도의 기소권 통제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민과 전문가가 검사의 기소 여부와 적정성을 심의하는 공소심의위원회나 미국의 대배심(Grand Jury)처럼 외부 기관이 기소 여부를 한 차례 검증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소 이후 공소 유지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세나 공정거래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서는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전문 행정기관이 공소 유지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수사권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권한 분산이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소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불기소 결정에 대한 외부 심사, 공소 유지 방식의 다양화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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