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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분리로는 가라앉지 않는 분노'…스토킹 가해자 개입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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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잠정조치나 임시조치 신청하고, 가해자 구속 영장 신청하고 전자발찌 채우고…이게 맞는 방법인가 하는 회의도 들어요."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가운데, 분리조치와 처벌 등으로 가라앉지 않던 가해자의 감정이 상담 등 개입을 거치면 오히려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1~6월) 잠정조치 신청 건수는 96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37건)보다 55.1% 늘었다.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 건수도 올해 상반기에만 73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82건)보다 44.1% 증가했다.

그러나 수치만으로 관계성 범죄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처벌이 이뤄져 일시적으로 피해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이후 보복성 범죄가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경기 안산시에서는 분리조치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둔기를 들고 전 애인을 찾아가 위협해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그는 범행 전날 전 애인의 가게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다가 신고를 당해 경찰의 분리조치를 통보받았는데, 다음날 재차 찾아가 둔기로 피해자를 위협한 것이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 대해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 전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분리조치만으로는 가해자를 진정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일선 현장에선 가해자에게 개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실질적인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하거나, 가해자 상담을 진행해 보복 범죄나 추가 범행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여성청소년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가해자를 무조건 범죄자 취급하고 전자발찌 채우고 접근금지 명령만 내리는데, 정작 상담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게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며 "피해자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의 3분의 1만 가해자 상담에 써도 다수의 가해자 태도는 눈에 띄게 누그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같은 공간에 거주하던 가해자면 신고 이후 분리를 위해 나가는 게 원칙"이라며 "찜질방 같은 곳이 아닌 온전한 다른 숙소로 가서 지낼 수 있도록 해주면 가해자가 오히려 쉽게 진정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정신건강복지법상 3일의 응급입원을 시킨 뒤, 부모를 설득해 행정입원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며 "응급입원 기간이 3일로 너무 짧다"며 "15~20일 정도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지난 21일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에 '가해자에 대한 상담소·의료기관 위탁'을 신설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러나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양 의원은 "스토킹은 언제든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뿐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와 초기 개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중심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백석대학교 이건수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에게만 스마트워치를 지급할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위치추적기를 채워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찰에 통보되는 체계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순천향대학교 김영식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방식은 고위험군의 스토킹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숨기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격리나 강제 위치추적 조치 등이 더 실효성 있게 적용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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