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조 돌파한 푸드테크 신산업…기업별 맞춤형 지원 시급
정부가 96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푸드테크(첨단식품기술)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연구거점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 투자 확대에 나선다.
다만 시장의 대부분이 온라인 식품 유통에 집중돼 있고, 산업을 이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부족해 정부의 생태계 육성 전략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 개선과 기업 지원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96조2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식품 스마트유통이 전체의 85%를 차지해 시장이 특정 분야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기술 등을 접목해 새로운 식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신산업이다. 식물성 대체식품과 세포배양식품, 식품 3D 프린팅, 스마트 제조·유통, 맞춤형 식품, 외식 로봇 등 10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유통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식물성 대체식품과 식품 3D 프린팅, 세포배양식품 등 식품공정 기술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국에 10대 핵심기술별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올해 전북 익산(식물기반식품), 전남 나주(식품 업사이클링), 경북 포항(식품로봇)을 시작으로 2027년 경기 과천·강원 춘천(개인맞춤형식품), 경북 의성(세포배양식품), 2028년 제주(간편식품), 경북 구미(식품 스마트제조)까지 순차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도 확대한다. 서울대와 전남대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푸드테크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기술사업화와 창업 지원,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한다.
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지역별 유망 기업을 대표 앵커기업으로 선정해 투자와 수출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성공 사례를 농산업 혁신벨트와 연계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창업부터 성장 단계까지 스마트농업혁신성장펀드 같은 정책금융도 적극 활용해 2027년까지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조리 로봇과 한강 라면 조리기 등 푸드테크 제품을 K-푸드와 연계한 수출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회발전특구와 규제자유특구를 활용해 기업에 세제 혜택과 규제 특례를 제공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5극 3특' 성장전략과 연계한 범정부 지원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지역 혁신클러스터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실제 산업을 이끄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등 핵심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집중 육성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규제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푸드테크 원부자재와 장비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식품 제조공장의 자동화와 로봇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포배양기 제조업체 A사는 모터와 펌프 등 핵심 원부자재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원부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다 보니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공급망 불안이나 환율 변동에도 취약하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푸드테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류영섭 책임위원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실버푸드와 만성질환 예방식품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국민 건강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며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에 첨단 푸드테크 기술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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