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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과 친수개발, 파크골프장과 보문산 개발... 대전이 이래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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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과 친수개발, 파크골프장과 보문산 개발... 대전이 이래선 안 됩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께. 지난 편지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대전의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도시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관련 기사 : 대전은 언제까지 전기를 소비만 하는 도시로 남을 겁니까).

우리는 흔히 도시를 건물과 도로, 교통망과 산업시설의 집합으로 이해합니다. 도시정책 역시 얼마나 많은 시설을 만들었는지, 얼마나 빠르게 개발했는지를 성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도시를 바라보는 기준은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의 도시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되어야 합니다.

우려스러운 대전의 도시정책

생명을 품지 못하는 도시는 결국 사람의 삶도 지켜낼 수 없습니다. 최근 자연과 생물다양성이 시민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숲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하천과 녹지는 우울감과 불안을 완화하며, 아이들이 다양한 생명과 직접 만나는 경험은 공감능력과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은 단순히 보호해야 할 자연유산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과 건강을 높이는 사회적 기반인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 대전의 도시정책은 이러한 흐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합니다. 대전의 3대 하천인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은 오랫동안 도시 생태계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습니다. 갑천 국가습지보호지역은 도심 한가운데서도 건강한 습지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수달과 흰목물떼새, 원앙과 다양한 철새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으며, 하천의 자갈톱과 습지는 홍수를 완화하고 도시의 열을 식히는 자연 기반 시설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천은 여전히 개발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준설은 반복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친수공간 조성과 파크골프장 확대는 시민 편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여가공간 확대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심지어 현재 추진 중인 하천기본계획에는 갑천 국가습지보호지역까지 준설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천을 살아 있는 생태계로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개발 가능한 유휴부지로 인식할 것인지에 따라 정책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천 준설은 단순히 흙을 퍼내는 작업이 아닙니다. 물고기가 산란하는 자갈톱을 제거하고, 저서생물이 살아가는 공간을 파괴하며, 습지의 구조를 단순화시킵니다. 습지를 지켜야 할 보호지역까지 준설하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전시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대 하천 곳곳에서 대규모 준설을 반복해왔습니다. 준설 이후 하천 바닥의 자갈톱과 수변식생이 사라지고, 조류와 어류의 주요 서식처가 훼손되는 현장을 시민들과 함께 확인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녹조와 깔따구 발생이 반복적으로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철새들의 변화입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갑천 대덕대교부터 금강 합류부까지 약 13km 구간을 대상으로 겨울철새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갑천의 겨울철새는 2023년 68종 4149개체에서 2025년 59종 2204개체로 감소했습니다. 개체수는 3년 사이 46.9% 급감했습니다. 물새류 감소는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수면성 오리는 54.9%, 잠수성 오리는 5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변화가 대규모 준설 이후 본격화됐다고 분석하며, 준설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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