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가 삼킨 광장과 공론장, 데이터로 '동원 체계'를 해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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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공론장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목격했을 때 뉴스앤조이는 깊은 부채의식을 느꼈다. 적자에 시달리는 열악한 독립언론의 환경 속에서도 12·3 내란 이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를 반드시 기록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믿었다.
뉴스앤조이의 기획 탐사보도 '아스팔트의 그림자'는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를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나 일부 인물의 일탈이 아닌, 종교·미디어·정치가 결합한 구조적 동원 체계로 분석해 냈다. 기존 보도들이 특정 사건 하나만 단편적으로 조망했던 것과 달리, 이 보도는 극우 개신교 네트워크가 처음 어떻게 형성되고,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몸집을 불리고 연결되었는지를 통시적인 흐름으로 추적했다.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집회와 손현보 목사의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등 얼핏 별개로 보이던 움직임을 하나의 거대한 연결망 속에서 조망하며, 인플루언서와 유튜버, 시민단체, 정치권 인사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는지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집회 참여 이후 언론 노출과 정치권 진입, 선거 개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실증적으로 추적한 점은 언론계에 큰 인상을 남겼다. 유튜브 구독자 변화, 언론 인터뷰, 정치인 및 후보자와의 접촉 등을 교차 분석해 종교적 언어와 미디어 플랫폼이 결합할 때 영향력이 어떻게 증폭되는지 증명한 것이다. 나아가 교육감 선거와 혐오 현수막 논란, 그리고 입법 반대 사이트 '브이포코리아'를 통한 온라인 여론 조직화까지 분석하며 거리 집회가 온라인 정치 활동으로 확장되는 양상도 짚어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은 한국 사회 공론장과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환기한 뉴스앤조이 '아스팔트의 그림자'를 5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민언련 교육관에서 최승현 뉴스앤조이 기자를 만나 취재과정과 보도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끄러운 소수, 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절대 작지 않다"
- 극우 개신교 문제를 다루다 보면 자칫 잘못하면 개신교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 취재과정에서 꼭 지켰던 원칙이나 취재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
"교회 다니는 사람들한테는 영원히 풀지 못하는 꼬리표 같은 질문이다. 늘 우리에게 '일부를 보고 개신교 전체를 매도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그런데 실제로 저희 기자들이 보기에도 그들이 일부가 맞다. 교회 안에서 이를 연구하는 신학자들이나 사회학자들이 지적하는 개념이 바로 '과잉대표론'이다. 아주 소수의, 시끄러운 소수가 한국 개신교라는 집단 전체를 과도하게 대표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 지 꽤 됐다.
저희도 이런 보도를 내보내면 여전히 수많은 댓글 테러에 시달린다. '왜 이런 기사를 써서 교회를 욕 먹이느냐', '너희가 기독교 언론사 맞냐', '어디 가서 좋은 일 하는 교회나 많이 보도해라' 같은 반응들이다. 이게 거의 10년, 20년 이상 저희를 따라다닌 질문이라 사실 저희 기자들은 이제 어느 정도 해탈한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전광훈 목사로 대표되는, 정말 그냥 그들만의 리그 같은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특히 12·3 내란 이후에는 그 시끄러운 소수가 한국 극우 집단을 이끄는 실질적인 매개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아주 소수라고 할지라도 이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굉장히 크다. 저희는 당연히 보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사를 보시는 분들도 그런 구조적 영향력과 일반 교회를 구분해서 봐주실 거라 믿는다."
- 기사에서 손현보 세계로교회 담임목사를 직접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누가 먼저 제안했고, 현장에서 겁이 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인터뷰도 혹시 고려해 봤나.
"전광훈 목사님은 꼭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러 법원에 들어가실 때마다 저희 매체를 '샤라웃'(Shout-out)해 주신다(Shout-out : 감사, 존경, 지지, 혹은 찬사를 표하는 힙합식 인사). 저번에 올해 있었던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 배후로 지목되어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셨을 때도, 현장에서 저희를 보더니 '당신들이 나를 빤스 목사로 만들었잖아!'라고 소리를 지르고 들어가셨다. 그게 다른 언론사 기사에도 많이 인용되고 그랬는데, 사실 저희들이 만든 표현이 맞긴 하다(웃음). 실제로 전광훈 목사 측 현장에 가면 살기를 좀 느낀다. 무슨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거친 현장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손현보 목사는 결이 좀 다르고 젠틀한 편이다. 실제로 인터뷰 제안에도 되게 잘 응해주신다. 언론인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시는 분은 아니다. 이번 인터뷰 제안은 저희 팀의 안디도 기자가 했다. 손 목사에게 인터뷰 요청 문자를 보냈는데 흔쾌히 오라고 해서, 바로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동성애·차별금지법, 중간지대 교인들을 '우향우'시키는 매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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