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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죽은 사람이 몇인데... 더는 떠밀릴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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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죽은 사람이 몇인데... 더는 떠밀릴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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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오씨가 아니에요."

오계순님의 첫마디였다.

"나 길러준 아버지가 오씨지. 내가 오씨가 아닌 본래 성, 그건 오빠나 알아요."

반년 가까이 오계순님을 보아 왔지만, 사랑방 사무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이렇게 마주 앉은 것은 처음이었다.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자 오계순 님은 잠시 나를 보았다. 묻고, 적고, 떠난 사람은 그동안 여럿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물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계순 님은 이내, 어디서부터랄 것도 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새엄마는 오계순님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계순님은 학교에 갔다. 학교에 가려면 먼저 산에서 나무를 삼사십 킬로그램씩 묶어 끌고 와야 했다. 그렇게 가도, 학적을 두지 않은 아이라며 학교 직원이 도로 내보냈다.

"지 자식들은 공부를 가르치지, 나를 가르치겠어요? 학교를 안 보내줘. 선생님이 찾아와서 공부하자고 막 그랬는데, 가고 싶어도 못 가게 하더라고."

배가 고프면 냇가에서 소라를 잡아 팔았다.

"그거 잡아다 팔면 1원, 10원 주잖아요. 그러면 새엄마가 방으로 들어오라 그래. 팬티만 입혀놓고 싹 검사해. 잔돈 숨겼나 보려고. 그래서 나는 비닐에다 싸가지고 돌멩이 밑에다 묻어놨어요. 배고픈데 어떡해. 그거 갖다 줘도 안 줘, 저희들만 방에서 먹고."

과수원 일을 거들면 주인이 초콜릿을 하나씩 줬다. 오계순님은 그걸 집에 가져가 새엄마에게 줬다.

"엄마를 줘야지 어떻게 해."

그 집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오빠 덕분이었다. 어느 날 서울에 산다던 오빠가 찾아와, 여기 있으면 고생만 한다며 오계순님을 데리고 나왔다. 오빠를 따라 서울로 온 뒤로는 닥치는 대로 일했다.

"가발 공장 다닐 때 박정희가 죽었어요. 공장이 다 술렁술렁하는데, 나는 그날 일당 못 받을까, 그 걱정만 했어."

그러나 다달이 월급날이면 길러준 아버지, 오계순님이 새아버지라 부르는 사람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새아버지가 어떻게 알고 찾아와요. 한 달 딱 되면 돈 계산해서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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