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경기 호조 인한 교역조건 개선, 내수 증가세 지지할 것"
반도체 가격 상승이 최근 우리나라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면서 소비, 투자 등을 통한 내수 파급효과도 과거 개선기보다 클 것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19일 공개한 'BOK이슈노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교역조건의 큰 폭 개선은 향후 내수 증가세를 지지하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교역조건은 유례가 없을 만큼 큰 폭으로 개선됐다. 교역조건이란 수출 물가를 수입 물가로 나눈 것으로, 수출품 한 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수입 물가가 하락하거나 수출 물가가 오르는 경우 우리나라가 수출을 통해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이 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한다.
최근 교역조건 개선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와 국내총소득(GDI) 지표에서도 명확히 나타난다. 1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동안 GDI는 이를 크게 웃도는 13.2% 증가했는데, 이는 GDI가 교역조건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의 총생산량보다 실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훨씬 많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GDI와 실질 GDP 성장률 간 격차(9.4%p)는 통계를 집계한 1960년 이후 가장 컸다.
최근의 교역조건 개선세는 강도뿐 아니라 그 배경도 이례적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교역조건이 개선된 시기는 세 차례 있었지만, 모두 국제유가 등 수입 물가가 하락한 결과였던 반면 이번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물가 개선이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고 있다.
한은은 이러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교역조건 개선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물가 상승이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면서 내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과거에는 유가 등 수입 물가가 하락해 교역조건이 개선되더라도 그에 따른 소득 증가가 일시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민간 소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도체 구조적 수요가 수출가격 상승과 교역조건 개선을 이끌고 있어 내수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임금 인상을 통해 소비 개선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종웅 조사국 차장은 "기업들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시행되는 내년 정도에 임금 상승을 통한 소득 여건 개선과 내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반도체 외에 여타 업종으로도 임금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어, 이러한 임금 상승이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 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투자 확대와 세수 증대를 통한 재정 운용 여건 개선으로도 그 파급 효과가 과거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다만 반도체 호조 성과가 일부 산업·계층에 편중된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중장기 성장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반도체 성과가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여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통합·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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