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훅 날아 쑥쑥 거미줄 쏘는 그, 5년만의 귀환 이유 있네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1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다중세계(멀티버스)라는 설정을 적극 활용해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루 가필드가 연기했던 또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등 팬들의 오랜 바람을 이뤘다. 덕분에 작품은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전 세계 19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75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멀티버스 붕괴를 막기 위한 대가는 현재의 피터 파커/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에겐 가혹한 형벌이나 다름없었다. 메이 숙모(마리사 토메이 분)는 세상을 떠났고, MJ(젠데이아 분)와 네드(제이컵 배덜런 분)마저 더 이상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모든 관계가 초기화된 현실 속에서 피터는 이제 스파이더맨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5년 만에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데스틴 크리튼 감독, 29일 개봉)는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진 영웅이 홀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치열한 여정을 그려내며 MCU 팬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새로운 시작... 더 이상 돌아갈 '홈'은 없다
톰 홀랜드를 앞세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4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이전 단독작들과 확연히 다른 결을 보여준다. 지난 3부작을 상징했던 '홈'(Home)이 부제에서 사라진 것이다. 지구를 구하고자 희생을 택하면서 돌아갈 곳도, 반겨줄 사람도 없어진 피터는 누군가의 도움이나 조언 없이 자신의 의지로 악과 싸우는 영웅의 길을 선택한다.
어느 순간 거미줄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깨어난 피터는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수준의 힘이 생겼음을 직감한다. 결국 오랫동안 DNA 변이를 연구해 온 브루스 배너 교수/헐크(마크 러팔로 분)를 찾아가 해법을 구하지만, 피터에게는 잠시의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타인의 정신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사람들을 조종하며 그를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등장한 이 캐릭터는 거미의 힘과 인간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피터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뉴욕을 순식간에 혼란에 빠뜨린다.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은 개인의 고통을 딛고 다시 한번 시민들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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