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탈모 건보 적용이 포퓰리즘? '게으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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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포퓰리즘'과 '매표'라는 말부터 튀어나왔다. 따져 보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내뱉은 듯하다. 게으르고, 습관적인 반응이다.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가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며 급여 적용을 넓혀보라고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올 하반기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달 11일 정부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적용 방식과 소요 재정을 두고 "실무 검토는 이미 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7월 4일 국민참여단 200명이 참여하는 '모두의 토론회'의 첫 의제로 이 문제를 올린 후, 공론화를 거치겠다고 했다. 지금은 원형탈모만 건강보험이 보장한다. 이른바 'M자형' 탈모 등은 진료비와 약값을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만 20~34세 청년층을 우선 지원하는 쪽을 생각하는 걸로 알려졌다.
곧장 반발이 터져 나왔다. <한국일보>를 비롯한 여러 신문이 '건보 포퓰리즘'을 주제로 사설을 실었다. 야권은 더 빨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건강보험을 두고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 때문에 분노한 청년들에게 '사탕 나눠줘서 달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가장 두드러진 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반응이다. 그는 건강보험을 "생명을 지키는 약속"이라 규정하며, 가장 절박한 생명부터 떠받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탈모약을 지원하며 써야 하는 수천억 원은 희귀·중증질환 환자에게 갈 돈에서 빼는 것이라 역설했다.
게으른 반대, 단순한 청년 담론
우선 확실히 해두자. 이 글은 급여화를 무조건 찬성하려 쓴 글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청년층 탈모약 급여화가 재정 폭탄이라고 보지 않고, 충분히 타당성을 따져볼 사안이라 생각한다. 다만 우리에겐 여전히 수요 추계 자체가 없으니 확정적 답을 내리기에는 이르다. 다만 급여화에 대한 반대가 '게으르다'는 걸 말하고 싶다. 그 태도 아래는 청년 정치를 단순하게 치부하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한국 정치, 특히 청년에 대한 정치적 담론은 얼마나 밈(meme)처럼 납작한가.
이준석이 한 반박, 혹은 그와 비슷한 반박들은 단호해 보인다. 원칙을 잘 말한 것 같다. 문제는, 이 주장의 전제가 잘못되었다. 우선 이준석의 '수천억 원'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왔는가. 전혀 근거가 없다. 일부 언론은 '탈모 환자 1000만 명'을 들먹이며 재정 폭탄이 터질 듯 말하지만, 탈모 환자의 대부분은 30대 후반 이후다.
이번 논의의 대상인 20대에서 30대 초반 환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번 논의는 전 국민의 탈모 치료 비용 중에서도 아주 적은 부분이다. 또 탈모약에는 부작용이 있어, 증상이 약한 사람이 무작정 약을 쓰는 것도 아니다. 정확한 정책의 영향과 소요 재정을 파악하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다. 정책을 따지려면 계산을 건너뛴 채 '수천억 원'이라며, 겁나는 숫자부터 던지지는 말아야 하지 않나.
'건강'에 대해 단정 짓는 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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