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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용 차 바퀴에 깔려 떼죽음... 멸종위기종 물고기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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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용 차 바퀴에 깔려 떼죽음... 멸종위기종 물고기의 수난

기획의 말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는 생존의 위기 앞에서 과연 다른 세계는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른 세계는 물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다른 행성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아직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 함께 호흡하는 뭇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

"지금 물속이라서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는 늘 물 곁에 있었다. 그에게 전화하면, 물속에 있거나 물을 찾아 헤매고 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민물고기 산란기, 마침내 그를 만난 곳도 세종시의 한 물가였다.

6월 초, 이제 막 여름이 시작되려는 시기였지만, 그의 얼굴은 이미 뜨거운 계절을 관통한 듯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가슴 장화를 신은 그가 저벅저벅 걸어와 내게 인사를 건넸다. 순박한 미소를 띤 청년은 민물고기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열정 때문에, 그 분야의 '광인'으로 불리는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대표였다. 물들이란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라는 뜻이다.

낮 12시, 이제 막 생태교육을 한 차례 끝낸 뒤였지만, 오후에 다른 곳에서 또 하나의 교육이 예정돼 있기에 우리는 바로 이동해야 했다. 비릿한 물고기 냄새가 자욱한 그의 차를 타고서.

모래톱이 아름다운 합강, 돌아온 '미호종개'와 '흰수마자'

거친 수풀을 헤치고, 하얀 개망초와 노란 금계국이 늘어선 길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미호강과 금강이 만나는 합류부인 합강이었다. 푸른 하늘 아래 모래톱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갈대의 사락사락 소리가 평화로운 합강. 강변의 풀과 나무들 사이로 낮에는 고라니가, 밤에는 수달이 자유로이 드나드는 곳이다.

그리고 이곳엔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가 산다. 아쉽게도 산란기여서 깊은 곳으로 숨은 이들을 만날 순 없었지만, 얕은 물가엔 이름 모를 새끼 물고기, 즉 치어들이 활발하게 노닐고 있었다. 치어의 존재는 곧 번식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뙤약볕 아래서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에게 생태교육을 하던 성무성 대표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합강은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와 흰수마자가 사는 강이에요. 그런데 이 물고기들이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어요. 세종보가 개방되고 홍수를 몇 번 겪고 난 뒤, 그 퇴적된 모래 틈에서 2021년에 발견됐어요."

4대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리 없이 사라진 물고기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약 22조 원을 투입해 대규모 준설을 하고 16개의 보를 설치한 하천 정비 사업이다. 금강에 설치된 세 개의 보 중 하나가 세종보였다.

합강은 세종보에서 9킬로미터 상류에 있다. 보를 닫자 모래톱이 잠기면서 강이 호수화되었고, 흐름이 막힌 강은 생명을 품지 못했다. 깨끗한 모래가 깔린 여울에 서식하던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와 흰수마자는 그때 자취를 감췄다.

"4대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리 없이 사라진 물고기들이에요. 우리가 아직 이름을 모르는 물고기도 많은데, 그 생명들도 다 죽어버린 거예요. 제가 물고기를 이렇게 목숨 걸고 지키려는 건 다 4대강 때문이에요."

4대강 이야기가 나오면, 성무성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그가 물고기와 처음 만난 건 2006년,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아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집 앞 개울로 나간 그는, 물속에서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을 보고 페트병 주둥이를 잘라 버들치 한 마리를 잡았다. 그게 인연이 되어, 물고기들과 친구가 되었고, 그때부터 전국을 누비며 민물고기들을 찾아다녔다. 그런 그에게 4대강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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