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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로드'가 오지에서 부족민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이유

오마이뉴스
'역마살로드'가 오지에서 부족민과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이유

유튜브에 수많은 여행 채널이 있다. 대부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현지 음식과 여행자의 체험을 전한다. 그러나 <역마살로드>는 그런 채널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낯선 곳을 찾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독특한 풍습을 구경거리로 소비하기보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를 오래 들여다본다.

방송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장준호 PD와 서경석 촬영감독이 빚어내는 영상은 일단 '때깔'이 다르다. 여기에 10개 국어를 구사하는 존이 합류하면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현지인들의 이야기에 더욱 깊숙이 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출간된 <휴대폰과 독화살>은 이들이 아마존과 아프리카, 아시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라져 가는 삶의 방식을 기록한 책이다. 그들의 삶이 왜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를 누가 결정하는지 묻는다. 지난 23일 장준호 PD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장준호 PD의 사무실에서 만나 그가 지금껏 길 위에서 발견한 사람과 세계에 관해 이야기했다.

- 20년 넘게 방송 PD로 일하며 <세계테마기행>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방송대상과 최고시청률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방송을 그만두고 <역마살로드>를 시작했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평가와는 별개로 마음속에는 계속 답답함이 있었다. 내가 실제로 보고 싶은 것과 방송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졌기 때문이다. 나는 다큐멘터리의 재미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단서를 따라갔다가 전혀 다른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 그런데 방송에서는 처음에 '쥐꼬리'를 찍기로 했다면, 현장에서 코끼리 꼬리를 발견하더라도 결국 다시 쥐꼬리 이야기로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 싫었다.

어느 순간 남이 만든 틀 안에서 안전하게 일하기보다 실패를 하든, 책임을 지든, 내 이름을 걸고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국을 나온 뒤 대출까지 받아 아마존으로 떠난 것은 그 결심을 실행에 옮긴 첫걸음이었다."

- <역마살로드>는 여행지의 풍경이나 진행자의 체험을 중심에 두는 여타 여행 유튜브와는 결이 다르다. PD님이 생각하는 <역마살로드>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놓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오지를 찾아가는 것만으로 특별하다고 할 수 없다.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얼마나 오래 머물며,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는 가능하면 현지인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집에서 자며 며칠 동안 함께 생활한다. 독특한 옷이나 풍습만 촬영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는지, 아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까지 들여다본다. 외부 세계와 연결되면서 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도 따라간다. 결국 <역마살로드>가 기록하려는 것은 낯선 장소나 독특한 풍습이 아니라, 그곳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도서 <휴대폰과 독화살-역마살로드, 사라져 가는 세계의 마지막 기록>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지 저자가 직접 소개해 준다면?

"<역마살로드>가 그동안 보고 듣고 경험하며 생각한 것들을 한 권에 담은 책이다. 그렇다고 영상을 그대로 글로 옮긴 것은 아니다. 영상의 시간과 흐름 때문에 미처 담지 못했던 이야기와 카메라가 꺼진 뒤의 모습까지 함께 기록했다. 책에는 아마존 원주민과 탄자니아 하드자족, 인도네시아 토라자 사람들, 침보라소의 마지막 얼음 장수부터 캄보디아와 이스라엘, 후쿠시마에서 만난 사람들까지 서로 다른 장소와 삶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질문은 같다.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가. 이들의 삶은 왜 사라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변화를 결정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결국 이 책은 낯선 문화와 사람들을 소개하는 여행기이면서, 우리가 발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누군가의 삶에는 어떤 희생을 요구해 왔는지를 묻는 기록이기도 하다."

- 이 책에 등장하는 공동체들은 말 그대로 사라져 가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자연 소멸이라기보다 석유 개발, 토지 수탈, 기후 위기, 관광 산업, 국가 정책으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고 있다. PD님이 직접 목격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무엇이었나?

"가장 근본적인 위협은 땅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휴대폰과 독화살이 공존하는 모습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 하지만 사냥터와 숲, 물을 잃으면 그들이 이어온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문화는 사람들이 살아온 땅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아마존에서는 정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송유관과 석유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밤낮없이 타오르는 모습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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