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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미국 종전 협상 타결에 떠올린 얼굴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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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미국 종전 협상 타결에 떠올린 얼굴들

AI 통합 요약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합의하면서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달러(약 450조원) 규모의 민간기금 조성이 결정됐다. 기금은 미국 정부 자금이 아닌 한국, 일본 등 동맹국 기업들의 출자로 구성되는 가운데, 이란은 석유 수출 제재를 전면 해제받고 47년간 동결된 자산까지 반환받게 된다. 전쟁의 뒤처리를 동맹에 떠넘기면서 이란에 과도한 경제 이익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 미국이 벌인 전쟁의 뒤처리를 동맹국에 떠넘기는 구조를 비판하며, 비공개된 MOU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

보수 성향: 미국이 이란에 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등 과도한 경제적 양보를 제공했다는 점을 강조하여 비판.

불과 몇 년 전이다. 반다르아바스에서 하루를 보낸 일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가운데 위치한 이란의 핵심 항구 도시로, 싣고 간 자동차 수백 대를 부두에 내려주어야 했다. 통상의 항구에서 그러하듯, 선박에 올라온 이란 노동자들과 섞여 더듬더듬 대화했던 기억이 있다. 말 잘 안 통하는 이국의 노동자가 함께 섞여 일하다 쉴 때면 서로의 나라에 대해 아는 얘기를 죄다 쏟아 놓고는 한다. 눈썹 진한 사내들이 박지성은 그렇다 쳐도 이영애, 곽태휘를 안다는 게 꽤 신기했다. 한 친구는 심지어 봉준호도 알았다. 나 또한 머릿속을 휘저어서 오마르 하이얌과 잘랄루딘 루미, 알리 카리미, 그리고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름들을 꺼내었다. 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석 달 전부터 한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면 구글 검색창에 'Bandar Abbas(반다르아바스)'라 쳐서 넣는 것이 일이었다. 미국이 이란을 선제 공격하며 매일 같이 이란 군사 시설에 미사일이 떨어지던 때였다. 말이 군사 시설이지 산업 시설, 발전 설비를 비롯해 애매한 곳들이 폭격을 맞고는 했다. 반다르아바스를 들어갈 때 해군 시설이며 군함들도 여럿 보았는데 이란 최대 항구이자 호르무즈 섬 바로 북쪽에 면한 곳이니 만큼 폭격을 피할 수는 없었을 터다. 어느 날 뜬 외신 뉴스에선 반다르아바스 주민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들어 발전소 주변을 감쌌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 즈음나는 이란 여자 초등학교에 폭탄이 떨어져 백 수십 명이 죽었다는 뉴스를 읽고 말았다.

나는 이란을 생각하면 반다르아바스가 떠오르고, 반다르아바스를 생각하면 눈썹 진한 사내가 떠오르며, 눈썹 진한 사내를 생각하면 그가 꼬부랑 발음으로 이영애와 곽태휘를 말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분명히 들었을 이름조차 흐릿해졌지만 '에이 다다시'하는 부름에 '어이 형씨'하고 응답하던 기억 만큼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를 떠올리면 이란이란 나라는 국제 뉴스 한 꼭지에 등장하는 일생 만날 일 없는 외국인들의 땅이 아니게 된다. 정보가 아니라 걱정이, 뉴스가 아니라 슬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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